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

#초화화 꽃을 기다리며 - 인간의 본능

by 보린재 2022. 6. 19.

초화화 꽃이다. 아래 사진에서 한 송이만을 찍었더니 이렇게 예쁘다. 몰랐던 꽃의 내면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것은 사랑의 시작이다. 나의 버킷 리스트를 바꾸도록 해준 초화화 꽃.

⑴ 초화화 꽃말

초화화는 진분홍색으로 꽃이 핀다. 마치 진달래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초화화는 쇠비름과에 속한다고 합니다.

"꽃말은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 사랑의 성공"이랍니다.

불꽃처럼 피어나는 깨끗한 마음, 사랑의 성공으로 이해해도 될 듯 싶다.

처음 보았을때 느낌은 채송화 같기도 하고 무슨 풀같은 느낌이기도 했다.

분명 채송화와는 다른데, 초화화라고 하니 너무 꽃이 예쁘다.

사실 뽑아버릴까도 생각했는데, 만약 뽑았다면 올해도 초화화를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다.

 

초화화는 이렇게 핀다.

작년에 초화화는 5월말에 꽃대가 올라와서 6월초에 만개했다.

올해는 이제서야 꽃대가 올라오니 대략 20~25일정도 늦어졌다.

꽃대가 아주 가늘어서 장마철에 견딜 수 있을까를 오히려 걱정했는데

잘 견뎌서 올해는 더 많은 종자를 퍼뜨렸다.

초화화는 꽃대가 가늘다보니 미풍이 불어도 하늘하늘 흔들리는 것이 사뭇 요염한 포즈처럼 보인다.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피고 지고를 반복했던 것 같다.

추운 겨울엔 왕겨를 덮어 주었더니 눈과 비를 맞고도 올해 새싹을 피웠다.

한국의 겨울 월동에 최적화된 것 같다. 

 

⑶ 이제서야 서서히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초화화 꽃이다. 앞부분엔 채송화가 침범을 했나 보다.

싹이 올라올때 왠지 키가 크다는 느낌이었는데, 크는 걸 보니 채송화다.

아주 적게 미세하게 꽃대가 올라온 것이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 화단에 나가보니 꽃대가 길게 올라왔다. <아래 사진>

이렇게 순차적으로 꽃대가 올라온다. 

꽃대 크기가 대략 15cm정도 된다. 

 

⑷ 왜 인간의 본능인가?

난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S. Freud)를 좋아한다. 일단의 심리학자들은 프로이드가 인간의 행동과 성격을 본능수준에서 파악하고 설명하기 때문에 인간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우아하지도 신비롭지도 않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은 인간 내면의 가장 심층적인 무의식을 주 대상으로 하여 과학적 분석을 시도한다. 이들의 비판이 맞다. 인간은 결코 우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도 인정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가장 완전한 신의 영역과 가장 저급한 동물의 영역 사이에서 끊임없이 숨바꼭질과 줄타기를 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조건이고 운명인 만큼, 냉정한 시각으로 인간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 부분을 유용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정신분석학이다.

인간은 예쁜것을 보면 예쁘다고 얘기하는 것이 양심에서 비롯되거나 긍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지 않은가. 기타 연주를 듣고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하는 것이 죄책감도 수치심도 당혹감도 아니듯이 말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기타를 배울 것인가 말것인가를 아니다. 이건 순전히 본능의 문제이다. 내가 사는 이유 중 많은 것들은 나의 의지에서 비롯되었지만, 그렇다고 나의 모든 삶을 본능에만 맡기지는 않는다. 

 

⑸ 나의 버킷리스트를 바꾸게 해준 꽃

나는 60이 되면 모든 것을 접고 캠핑카를 타고 3년에 걸쳐 전국 일주 계획을 한 다음,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일상의 삶을 즐기며 사는 것이었다. 이걸 송두리째 바꿔 놓은 것이 코로나(COVID-19)이다. 존경하는 선배 교수의 장례식에 다녀왔다. 같이 캠핑카타고 전국일주를 하자고 약속했다. 은퇴한 선배는 무료한 삶을 무척이나 힘들어했다. 가끔 만나 식사를 하고, 소주 한잔 걸치고 적당히 취해 커피를 마실때마다 재미가 없다는 애길 자주했다. 그럴때마다 조금만 기다려 보시라고 위안의 얘길 하면서 헤어졌다. 그럴때마다 핸드폰에 저장된 초화화 꽃을 보여주면서 '예쁘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올해 싹이 나고 꽃이 피면 꼭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달 여전부터 연락이 안됐는데, 갑자기 부고 소식이 들려왔다. 폐암이 갑작스럽게 온 몸에 전이되어 한달여를 고생하다가 모교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돌아가셨단다. 어찌나 허망하던지....장례식장에서 멍하나 앉아 있다가 식사도 거른채 그냥 왔다. 선산에 고이 잠든 선배의 무덤에 초화화 꽃을 가득 가져가 심어 드려야 겠다. 

.

.

.

#초화화꽃

#초화화꽃말_맑은마음_깨끗한마음_사랑의성공

#왜인간의 본능인가?

#고이잠드소서

#보린재의서재

#보린재의명상

#뜨거운커피한잔의여유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산-가보지 않은곳엔 무엇이 있을까?  (7) 2022.06.14
#외로운 인생행로 - 우리 함께 같이~  (7) 2022.06.10
#우리집 꽃 소개  (4) 2022.06.02
#장미와 스승의날  (3) 2022.05.16
#매발톱의 번식력  (1) 2022.05.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