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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산수유꽃과 목련

by 보린재 2022. 3. 15.

산수유꽃이 폈다. 어느새 계절이 이렇게 흘렀나하고 시계를 보니 3월 15일이다. 날씨가 더 맑았다면 노란색이 더 빛나 보였을텐데 맑지 않은 날씨에 노란색의 산수유꽃이 나에게 위로를 건네준다. 힘내!!!

이대로 넘기기 아쉬워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더니 산수유를 찬미한 시와 글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聖誕祭)〉를 옮겨 본다. 이 시는 가난한 아버지가 아픈 어린 아들에게 겨우 산수유밖에 따다 줄 수 없는 현실을 아련한 추억으로 처리하여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라는 해설이 붙어 있다.

어두운 방 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목련꽃이 머금고 살짝 꽃망울이 움텄다. 목련(木蓮)은 ‘연꽃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라는 뜻이다. 3월 중하순이면 활짝 핀단다. 그동안 나는 하얀 목련꽃이 이렇게 위안을 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목련은 토종 제주도산이 아니고 대부분이 중국산이란다. 

시인 박목월이 가사를 쓰고 김순애 씨가 작곡한 〈4월의 노래〉다. 1960년대 이후 한때 학생들에게 널리 불리던 가곡이라는데 전혀 기억이 없다. 활짝 핀 목련꽃 아래서 연애소설의 백미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는 그 순수함은 박목월이어서 가능한 것인가?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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