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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감동의 파스타....포도주

by 보린재 2022. 2. 13.

오후에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에 오실수 있냐고 묻는다. 왜냐고 물었더니 그냥 오시란다. 그래서 알았다고 대답하고 부랴부랴 세수를 하는데 또 전화가 걸려왔다. 집에 포도주 있으면 가지고 오란다. 알았다고 대답하고 포도주를 들고 집에 갔다. 그랬더니 파스타 요리를 하나씩 내어오기 시작한다. 왠 파스타냐고 했더니 엄마 아빠에게 꼭 대접해 드리고 싶었단다. 그럴려니 하고 포도주를 따서 한잔씩 따를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얘기를 한다. 군침이 돌았지만 참을수밖에....
두번째 나온 파스타이다. 아들이 음식만드는 걸 좋아한줄은 알았지만 이런 요리까지 만들줄은 몰랐다. 난 아직까지도 부엌에 들어가는 걸 꺼려한다.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내가 칼로 배추를 썰어 달라고 부탁하길래 호기롭게 칼을 잡고 썰려는 찰나 잘못해서 손가락을 조금 베었다. 나도 놀랬고 아내도 역시 놀랬다. 아들이 갑자기 우니까....애들 셋이 다 눈물을 흘렸다. 그 이후 아내는 내게 칼질이나 부엌에서 무엇이든 해 주길 기대하거나 요청하지 않는다. 그때 아들이 나중에 아빠에게 맛있는 음식해준다고 약속했는데....그 생각이 나서 물어보니 아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파스타 2종류와 피자와 빵이 나왔다. 피자와 빵은 며느리가 만들었단다. 갑자기 아들 부부가 예뻐보인다. 포도주 네 잔을 따르고 건배를 하려는 찰나 며느리가 한마디 하겠단다. 마침 배고팠는데 기다릴 수 밖에...며느리 왈 그동안 손녀를 예쁘고 돌봐주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얘기에 울컥했다. 맞벌이를 하는 며느리와 아들이 일찍 나가고 늦게 집에 들어올때 피곤해서 곧바로 자야겠다고 얘기했다는 아내의 이야기에 안타까워 했은데....그 얘기를 들으니 측은해진다. 고마움을 아는 며느리와 아들이 대견할 뿐이다. 그리고 건배를 했다.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자고~~
건배 직전의 밥상....그런데 수저와 젖가락이 나와서 속으로 엄청 웃음이 나왔다. 사실 난 라면은 물론 파스타와 빵, 팥죽...밀가루 음식은 거의 먹질 않는다. 나같은 사람만 산다면 당연히 라면회사는 망할 것이라 생각했는데....암튼 맛나게 먹었다.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에게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맛있게 먹고 커피를 마시고 손녀와 재밌게 놀다가 집에 올려고 아들집을 나섰다. 집에 도착할 즈음 며느리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님...차안을 보시라고 한다. 알았다고 하고 아내와 함께 집에 들어가기 전 차문을 열어보니....깜짝 놀랐다. 이건 어머님을 위한 선물이란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내의 몫이고 나는 시간날때 잠깐 손녀와 놀아주고 또 다시 내 할일을 하는데...세심하게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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