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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인 이슈는?

조국 신드롬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by 보린재 2024. 3. 16.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024213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한 불쏘시개 될 것이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지난 8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개혁을 추진하다가 무수히 찔리고 베였지만 그만두지 않고 검찰 독재의 횡포를 막는 일에 나설 것"이라고도 강조하면서 많이 부족하고 여러 흠이 있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정치 참여의 뜻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조국 전 장관을 만난 이후 검찰개혁을 비롯해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내며 민주당과 야권 전체가 더 크게 승리하고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조국(祖國) 혁신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기로 한다. 조국은 기자회견에서 10석을 목표로 한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이때 당시만 해도 글자 그대로 희망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 전개된 상황은 10석 이상도 가능하겠는데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지난 5년을 찬찬히 뜯어보면, 조국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비난과 탄식을 자아내는 대상이었다. 한편에서는 당연히 잘못했으므로 법의 심판을 받아 감옥에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고개를 저으면서 일단 지켜보자라는 입장도 있었다. 물론 검찰을 맹비난하면서 검찰개혁을 외치는 그룹 등이 혼재하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의 조국 신드롬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보면 조국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윤석열에 대한 분노가 결합되어 있다고 본다. 조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한 이후 법무부장관에 임명되었다. 이때부터 수난의 역사가 시작된다. 조국은 윤석열의 검찰사단에 의해 부당한 권력을 이용해 사모펀드로 돈을 번 나쁜 놈이라 칭하면서 수사가 시작되었다.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실제 법원에서도 대부분 무죄가 선고되었다. 그러나 검찰은 입시 비리등의 별건으로 수사를 확장해서 조국의 아내 정경심은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가 확정되어 4년을 복역했고, 딸 조민은 고려대 입학취소, 부산 의전원 입학 취소가 결정되어 고졸(高卒)학력자가 되었다. 조국 역시 2심에서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의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만약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된다면 2년의 실형을 살아야 한다. 아마도 부부가 실형을 살게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 참여를 선언했으니 뜨거운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에는 조국에 대한 측은지심과 검찰개혁, 윤석열 정부의 조기종식이라는 명확한 슬로건이 정치 무관심층은 물론 민주당에 불만을 가진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조국이 가는 곳마다 지지자들의 공통된 한마디는 눈물 난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이를 입증해 준다.

더 나아가 조국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검찰권이라는 칼로 사냥’, ‘도륙(屠戮)’당해 조국 스스로 밝혔듯이 멸문지화(滅門之禍)’의 지경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정치 외엔 다른 길이 없었을 것이다. 조국 자신도 정치보다는 학자로서 평생을 살았을 것이라 밝혔듯이 서울대에서 파면당하지 않았다면 학자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했을까? 무소불위의 검찰과 달리 정치의 영역, 정당의 영역, 선거의 영역에는 무기 대등의 원칙이 적용된다. 정치의 영역은 검찰권의 무제한 사용보다는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투표로 한정된다. 이런 원칙이 적용되는 현장에서 싸워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것이 측은지심과 결합될 때 파괴력은 지속될 것이고, 몇 번의 조정은 있겠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국 신드룸의 두 번째는 분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초년병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를 이겼다. 윤석열이 내건 슬로건은 공정상식그리고 정의였다. 백낙청은 유투브 방송에 출연하여 “6개월만 기다리면 된다. 이 기간 안에 윤석열 정권의 본성이 드러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설마 설마 했던 사람들은 차츰 현실화되는 것을 보면서 혀를 차기도 하고,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고도 했다. 취임 만 2년도 안 된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는 물론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의 모든 분야에서 위기에 처해있다.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느냐 이대로 주저앉아 제2의 필리핀 아르헨티나가 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초 저출생과 급속한 고령화 진행으로 인해 국가소멸 위기는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됐다. 경제는 저성장과 양극화의 심화로 인해 국민은 신음하고 있고, 자영업자와 서민은 낭떠러지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냉전의 해체 이후에도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일촉즉발의 위기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이후 위기를 잘 관리해 왔지만 윤석열 정부의 등장 이후 진정한 적대적 분단국가란 이런 것이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그 반향은 전쟁을 우려해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의 즉각적 반응이다. 21세기 시작 이후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와 기후 위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런 위기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의 행태는 답답하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정부 스스로 평화를 위협하고 과학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지역갈등, 세대갈등, 남녀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정치, 국가적 위기를 외면한 채 오로지 선거 유불리만 생각하는 정치행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제 남은 것은 이재명과 조국의 강을 건널 것이냐 아니면 윤석열의 강을 건널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아마도 국민들은 건너야 할 강이 무엇인가를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조국 대표가 창당선언문(2024.3.2.)에서 윤석열 정권을 깨뜨리는 쇠빙선이 되고, 민주 진보 세력을 앞에서 이끄는 예인선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도 민주 진보세력의 승리를 위해 연대하고, 대한민국의 혁신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이 되길 기대하면서 410일의 국민들이 판단이 무척 궁금하다.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동시에 무도하고 무능한 검찰권력도 국민들이 심판하는 날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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