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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인 이슈는?

# ‘선거 후 스트레스 장애(PESD·Post Election Stress Disorder)’-석고대죄

by 보린재 2022. 3. 14.

이천시 민주당원이 비 내리는 14일 오후 1시부터 석고대죄를 하고 있는 사진이다. 대선 패배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누구 한사람의 책임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천에 계시는 분이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는데....오래지 않아 멈추었다고 한다.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사진을 흐린 점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PEDS?

이번 대선 후유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장애를 겪고 있는 기사를 종종 본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선거 후 스트레스 장애(PESD·Post Election Stress Disorder)’를 우려하기도 한다.

 

PESD는 정식 병명은 아니고, 2017년 미국에서 등장한 신조어다. 충격적인 일을 겪고 나서 앓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에서 정신적 외상(traumatic)’선거(election)’로 바꾼 표현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CNN 등 외신이 새 정부에 대해 심리적으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널리 퍼진 용어로, 이번 대선 후 부쩍 한국에서 분하고 억울해서 잠을 잘 수 없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상대후보의 당선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오명이 덧씌워졌다. 오명이 덧씌워진 과정이 사실이었던 아니면 왜곡된 것이었든 간에 유권자인 국민들은 최악의 후보냐, 아니면 덜 최악의 후보냐의 양자택일적 상황을 요구받았다. 이런 과정에서 유권자인 국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특히 보수와 진보라는 두 진영이 똘똘 뭉쳐 상대후보의 당선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부정적 사고와 동기가 선거운동과 투표의 주요 동인이 되면서 그 스트레스는 극대화되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10일 개표 결과 윤석열 당선인(48.56%)과 이 후보(47.83%)의 득표율 격차는 0.73%포인트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24만여 표 차이로 승패가 판가름나면서 이 후보에 투표했던 유권자들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분루를 삼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식욕이 없어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는 40대 유권자는 새벽 3시까지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TV를 시청했지만 윤석열 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에 눈물이 흘러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또한 30대 유권자는 윤석열에게 투표했지만 윤석열후보가 승리할 줄 몰랐다는 생뚱맞은 글로 인해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대선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지만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보이는 공통적인 증상은 화가 나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식욕이 없다’, ‘집중이 안 된다등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이들의 헛헛한 마음을 달래줄 수단도 방법도 마땅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심정을 대변해 줄 온라인 게시물이나 같은 지지자가 다는 댓글을 접하면서 순간 위로를 받게 된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극단적인 온라인 게시물이나 댓글을 자주 접하면 불안감과 증오감이 더 커지게 된다고 조언하면서 운동이나 여가 등 즐거운 활동의 비중을 높이라고 조언한다. 이게 마음대로 된다면 개표가 끝난 지 5일이라는 기간 동안 ‘PESD’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겠는가?

 

극단적 증오, 혐오, 증오의 말들

이보다 더 극단적인 형태의 아쉬움과 분노의 표출도 줄을 잇고 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문기사에 보면 1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의료기기 업체 본부장급 직원이 윤석열 당선자에게 투표한 하급 직원에게 보복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만약 이 게시글이 사실이라면 회사측의 조치가 있겠지만, 사실여부를 떠나 앞으로 전개될 윤석열 정부의 5년은 순탄치 않음을 예고해 주는 징조다.

 

그 이유는 양 진영이 똘똘 뭉쳐 상대측을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 비방과 혐오, 증오를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바는 여성과 남성 간 대결, 2030의 남성과 여성 간 성별대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세대와 지지하지 않은 세대 간 대결, 지역 간 대결이 도를 넘어 극한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선거 후 민주당에는 20대 여성들의 입당이 줄을 잇고 있다는 보도가 인터넷 뉴스를 장식한다. 심지어 여성이 민주당을 구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진영으로 나뉘어 날선 언어로 상대방을 비방하고, 비아냥거리고, 공격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서로 단결하여 마치 무슨 일이라도 낼 듯한 거친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질 수 없는 선거였다느니,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느니, ‘하루만 더 선거기간이 길었으면 이겼다는 등의 언어의 유희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해체하라’, ‘반당분자를 색출하자’, 청년들은 윤석열의 폭정을 혹독하게 겪어봐야 정신차린다’, ‘윤석열 탄핵을 준비하자’, ‘검찰의 폭정에 저항할 범 국민 단체를 만들자’, ‘이대남들아, 저임금으로 120시간 일하다가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나가 죽어라’, 심지어 성경귀절을 인용하여 윤석열 지지자는 독사의 자식이라는 혐오의 말도 서슴없이 던진다.

 

민주당 경선 때 터져나온 대장동 사건의 제보자가 민주당 유력 후보측에서 제공하여 기사화했다는 기자의 말 한마디는 민주당 내부를 뒤집어 놓았다. 단체카톡방에서는 이낙연 지지자와 이재명 지지자 간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면서 싸우고, 이를 말리는 사람도 없이 지루한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경선 때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지지해 주목을 받았던 김민웅 목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담하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그 역사적 책임을 자신이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윤석열을 필두로 한 정치검찰의 쿠데타 진압에도 무력했다. 촛불혁명의 대의에 충실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하고, 이어 명백히 비겁했다. 자신의 안정적 지지율에 안주하고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있는 이들을 지켜내는 작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 조국추미애 어떻게 했는가? 근본적으로 촛불혁명을 배반했다. 사투(死鬪)를 벌이는 일에 나서지 않았다. 역사의 죄인이 되었다고 썼다. 또한 김 목사는 이재명은 문재인 정부에게 빚진 바가 없어지게 되었다. 그가 앞으로 감당할 바는 완전히 새로운 정치체제다. 촛불혁명은 이제 본격적이다. 시민권력이 답이다라고 이재명 전 후보,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나가면서

내가 이글을 쓰게 된 계기는 사진 한 장이었다. 이천에 계시는 민주당 남성 당원 한 분이 14일 오후 1시 이천시 로터리에서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대선 패배에 대해 민주당도, 도의원도, 시의원들이 도대체 이번 대선에서 무엇을 했느냐라고 비판하면서 자신이라도 석고대죄 하겠다는 의사표시와 함께 한 사진이다. 이재명 후보도 해단식에서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면서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한 부분이 지지자들에게 더 가슴이 와 닿았는지 모른다. 누가 누구에게 미안하고, 잘잘못을 따지겠는가? 민주당과 후보, 지지자들이 윤석열 후보보다 더 절심함을 덜 느껴서 졌다고 누군가 말한다.

 

며칠 전부터 민주당에선 이재명 후보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 ‘당 대표로 추대하여 지방선거에 대비하자또 한편에서는 패장이므로 숙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등의 백가쟁명식의 주장들이 터져 나온다. 모두 다 자기 정치에 목숨을 거는 이들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미래를 맡기겠는가?

민주당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비대위원회를 중심으로 내부 정비를 잘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가 예상되는 가운데 나름의 선전을 펼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 국회의원들 다음 총선에서 여의도에서 못 볼 사람들 많을 것이다. 당신들이 이번 대선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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