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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었던 책(도서)?

#베트남전쟁과 라이따이한-평화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by 보린재 2022. 6. 6.

베트남 파병 58년의 해

요즘 베트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박항서 베트남 축구감독이다. 아시아에서 베트남 축구는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박항서 감독은 U-23 대표팀을 이끌고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서 숙적 태국을 꺾고 2연패를 달성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축구만 놓고 보자면 베트남과 태국은 우리나라와 일본에 비유할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은 2021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스즈키컵 준결승전에서 태국에 0-2로 져 탈락한 아쉬움을 이번에 설욕하고 U-23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베트남이 1959년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고 한다. 당시는 베트남의 국호가 월남이었다. 이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이 2019년에 우승했으니 60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한 것이었고 다시 한 번 우승함으로써 2연패를 달성했단다.

 

왜 박항서 감독의 얘기인가? 이번 주제가 베트남 전쟁에 관련된 얘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박태균 교수의 책을 읽고 이 글을 쓰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극히 미미하다. 그동안 내가 생각하고 있던 전쟁과 평화의 개념을 소개하기 위함이 더 크다. 이 점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그러다보니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마지막 부분인 "(5) 나가면서 - 이글을 쓰게 된 2가지"에 다시 한번 나온다. 다만,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박태균 교수의 책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베트남과 한국은 박항서를 매개체로 하여 가깝고도 먼 사이가 됐다. 그건 1954922일 한국군의 제1이동외과병원 및 태권도 교관단이 사이공(당시 남베트남 수도)에 도착해 봉따우에 배치되었다. 이후 대한민국은 19733월 완전 철수할때까지 모두 네 차례 더 파병하게 된다. 325,000여 명의 한국군이 파병됐고, 이 가운데 5,000여 명이 전사했다. 베트남에서 철수한 이후 12,000여명의 장병들이 고엽제로 인한 질병판정을 받았다. 왜 대한민국의 국군이 베트남에서 죽어갔고, 전쟁후유증으로 고생해야 하는가에 대해 현충일을 맞아 전쟁의 참상을 되돌아보고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전쟁과 평화

이 부분은 내가 읽었던 서울대학교 박태균 교수의전쟁과 평화에는 나오지 않는 부분이다. 나는 평소 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전쟁은 인간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때로는 내전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간 분쟁이란 이름으로, 세계대전이란 이름으로 끊임없이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진행형의 대표적 사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기왕 나왔으니 말인데,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인 젤렌스키란 사람이 아마도 올해 노벨평화상 강력한 후보라고 한다. 개가 웃을 노릇이다.이 부분은 언급할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

 

전쟁의 반대편에 우뚝 서 있는 것이 평화란 개념이다. 하지만 평화는 역설적이다. 평화는 평화로울 때보다 평화롭지 못할 때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는 마치 건강할 때는 체감하지 못하다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전쟁과 평화의 문제는 항상 삶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평화에 대한 열망은 보편적인 것 같다. 특히나 한반도는 갈등의 첨예함만큼이나 평화에 대한 열망과 절박함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지금까지 서로다른 언어로 표현되어 왔지만 평화를 지칭하는 명사는 어디에서든 있었고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샬롬(shalom)은 평화를 뜻하는 히브리어로 구약성서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샬롬은 신이 창조한 완전한 질서를 파괴하지 않고 온전히 보존한다는 의미를 지닌 말이었다. 유대인들에게 샬롬은 전쟁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정치 개념에서 출발하여 갈등이나 반복이 없는 세상이라는 사회적 의미와 도덕적 가치, 종교적 신념, 우주적 질서까지 연결하는 거대한 의미를 지녔다.

 

고대 그리스에서 평화를 뜻하는 말은 에이레네(Eirene)였다. 원래 이 단어는 여신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여신으로는 법의 여신과 정의의 여신이 있었는데, 이 두 여신은 자매 관계였다. 이에 따라 그리스 신화에서 우주(Kosmos)의 바람직한 질서는 법(Eunomia), 정의(Dike), 평화(Eirene) 이렇게 세 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구현된다고 이해했다. 이 세 가지 가치는 상호 연결된다. 선한 법이 정의롭게 행사되고 이 상태가 유지될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라이 따이한을 아세요.

이 부분도 역시 박태균 교수의 책에서는 많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라이 따이한(Lai Dai Han)은 은 한국계 베트남인 혹은 한국계 월남인으로도 불리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대한민국 국군 병사와 현지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이르는 말이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라이 따이한에서 라이(Lai)’는 경멸의 의미를 포함한 잡종을 뜻하며, ‘따이 한’(Dai Han)대한을 베트남어식으로 읽은 것이란다. 남베트남이 붕괴된 이후 라이 따이한은 적군의 아이라 해서 차별받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란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라이 따이한의 정확한 숫자는 조사 결과가 없어 그 숫자를 헤아리기 어렵단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의미는 덧붙이지 않기로 한다. 우리도 그런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의 시작과 교훈

196487일 미국 의회는 존슨 대통령이 베트남전쟁과 관련된 어떠한 결정도 의회의 동의 없이 내릴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 일명 동남아시아 결정(또는 통킹만 결정)’이다. 베트남에서의 전쟁이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이 전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전쟁이 아니었음에도 의회가 행정부에 대한 스스로의 견제권을 포기하고 대통령에게 전권은 위임할 수 있었던 계기는 통킹만 사건이었다.

 

미국의 신문들은 196482일 베트남 연안에서 정찰 중이던 미국의 매덕스(Maddox)구축함이 베트남 어뢰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해군은 북베트남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그로 인해 북베트남 어뢰정 세 척이 파괴되고 1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틀 후인 84일 존슨 행정부는 매덕스와 터너조이(Turner Joy)구축함이 또 한 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통킹만 사건은 조작되었음이 밝혀진다.

 

그렇다면 베트남 전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것은 미국이 625전쟁을 보는 관점과 동일하다. 그것은 바로 남북 간의 전쟁 혹은 내전이었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하면 베트남 전쟁의 본질은 남베트남 정부에 반대하는 남베트남 사람들의 저항이었다. 즉 썩고 부패한 남베트남 정부에 대한 저항이었다. 만약 이 저항세력이 없었다면 북베트남의 호찌민의 지원은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 과정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에도 남베트남의 베트콩과 북베트남 공산당 사이에 의견 차이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라고 본다.

 

존슨 대통령의 후임으로 등장한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에 의해 19731월 파리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었다. 재선 이후 6개월 안에 미군을 전면 철수하려고 있던 닉슨의 계획은 그대로 실행됐다. 4년 동안 미군 18,000, 최소한 107,000명의 남 베트남군, 그리고 50만여 명의 북베트남군이 죽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1951년부터 1953년 사이 한반도의 고지에서 죽어갔던 것처럼, 캄보디아에서만 4년간 54만여 톤의 폭격으로 80만 명이 희생됐다. 평화협상이 전쟁을 멈추기 위한 것이었다면, 협상이 시작되는 순간 전투 행위는 멈추었어야 했다. 미국과 북베트남 사이에 평화협상이 시작된 기간 동안, 625전쟁 때 협상이 시작된 시점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갔다. 베트남에서도 제대로 된 협상의 시작점에서 전쟁이 멈추었다면 최소 100여 만 명의 생은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 중요한 교훈을 준다. 그러나 항상 그 교훈이 올바른 것은 아니다. 역사가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다. 역사를 잘못 해석하고 그로부터 잘못된 교훈을 얻기 때문이다. 과거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리본의 극우 세력들의 배후에는 1945년 이전에 군국주의자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그릇된 해석이 자라집고 있다. 헌국전댕의 정전협정 과정에 베트남 전쟁에 관해 미국에게 잘못된 교훈을 주었다면 키신저의 노벨평화상은 현재와 미래에 어떤 교훈을 줄 것인가?

 

나가면서 -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2가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현충일을 맞이하여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고, 또 하나는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의 우회적 지원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와의 외교 갈등을 예고했다.

 

먼저 현대의 평화연구는 세계대전과 전후 복구의 어려움을 경험한 뒤 시작되었다. 초기의 평화연구는 전쟁의 부재와 회피라는 비교적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평화의 개념은 단순한 전쟁의 부재를 넘어서는 의리로 확장되었다. 의미 확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학자가 갈퉁이다. 갈퉁은 전쟁의 부재만으로 평화로운 삶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갈퉁에게 평화는 각종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다. 그는 평화를 연구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폭력에 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먼저 질병의 원인과 성격을 분석하는 것처럼 폭력을 이해해야 평화의 방안을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529일 뉴스보도에 의하면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 우회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얘기인즉, 캐나다가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을 대거 보밴 비축분이 바닥나자, 우리군 비축분 10만 발을 캐나다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SBS보도에 의하면 정부가 군 비축분 10만 발을 포탄 제조업체 풍산에 주며, 푸안은 캐나다에 10만 발을 수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풍산이 캐나다로부터 돈을 받은 뒤 10만 발을 새로 만들어 우리 군에 납품하게 된다는 보도였다. 이같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회 무기지원이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는 묘안이라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방침이라고 'SBS'는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천문학적 군사 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미국의 방침에 적극 동조하는 모양새여서 심히 걱정스럽다.

 

그 이유는 유럽 국가들의 대응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동유럽국가와는 달리 서유럽의 프랑스, 독일 등은 무조건 정전 협상을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가스가 끊어지면 경제가 올스톱되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경유 값이 휘발유 값과 같거나 더 비싼 주유소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 이유는 러시아로부터 경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기 떄문이다.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고, 만약 우회지원이 현실화된다면 그 경제적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측의 무기지원 요청에 살상용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며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 불과 취임선서를 한지 1달도 되지 않은 윤석열 정부는 미국정부와 손잡고 적극 개인원칙을 추구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국가의 정책이 이렇게 쉽게 뒤바뀐다면 국가의 격이 추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갈퉁이 주장했듯이 폭력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욕구를 손상한다. 갈퉁은 인간의 욕구는 네 가지가 있는데, 각각의 욕구에는 기본욕구를 훼손하는 폭력이 있다고 보았다. 첫 번째는 생존 욕구이다. 전쟁이나 형법제도 등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생존 욕구에 대한 폭력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욕구는 복지에 관한 욕구이다. 이 욕구를 훼손하는 폭력은 경제제재 등이다. 세 번째는 정체성의 욕구다. 정체성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폭력은 젠더나 인종 등에 따른 소외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유에 관한 욕구이다. 이를 훼손하는 폭력으로는 감금이나 추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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