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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었던 책(도서)?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by 보린재 2022. 3. 9.

#브루스커밍스는 1960년대 후반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직후북한이 푸에블로호를 나포했고, 김신조 등이 박정희 대통령을 알살하려했다는 것으로 보아 1967년일 것이다. 이 순간부터 한국의 문제에 관심을 보였고, 한국의 현대사는, 모든 경험, 사건, 사실, 낱말들이 극단적으로 다른 두 개의 렌즈를 통해 굴절된 채 세계의 어떤 국가들보다 더 가혹한 이데올로기적 분열이 가져온 결과를 이해했으리라고 생각해본다.

#이 책은 시카고대학의 동아시아문명 강좌 중 한국에 대한 독본용 교재로 쓰여졌다. 여기서 주의하고 있어야 할 점은 커밍스는 미국인이고, 미국적 사고를 가진 학자이자 교수라는 점이다. 중간중간에 미국적 사고가 진하게 배어나온다는 점을 간파하지 않으면 미국의 선택과 행동은 선이고 한국은 미국의 결정에 순응하는객체로 전락하게 되어, 배타적이거나 친미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점을 유의하길 바란다.

#이 책의 겉표지에는 1402년에 제작된 지도 강리도가 그려져 있어 그 당시 조선인들의 역사인식과 함께 주변국가들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볼 수 있다. 강리도에 대한 커밍스의 해설을 보면, 1402년 그러니까 미대륙을 향한 서구이들의 항해보다 약 1세기 먼저, 조선의 지도 제작자들이 자신들이 알고 있는 세계를 그렸다고 서술하면서, "동방지국인 조선은 중국 옆에 마치 커다란 그레이프프루트처럼 매달려 있고 인도와 동남아시아는 중국에 부딪쳐 찌그러져 있다. 일본 열도는 중요하지 않았던지 필리핀 근처에 놓여있다. 한국은 중요하고 선진적이며 의미심장한 나라이다. 비록 제국주의 시대에는 고래등쌀에 낀 새우였을망정, 또 냉전시대에는 강대국들 사이에 양쪽 볼이 맞닿을 정도로 꼼짝달싹 못하게 끼여버린 약소국이었으며 한국 전쟁이후에는 가난하고 분단된 국가였을망정, 이제는 세계 속에서 적절한 위상을 다시 차지한 나라인 것이다."

 

#한국에서 근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서구에 속하지 않은 나라들이 조금씩 서구국가 비슷하게 행동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 국가들이 '근대화'하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근대화 또는 근대적'이라는 용어는 사람들이 산업적인 배경에서 일하고, 선진기술을 도구로 사용하며, 도시나 교외에서 살고, 고도 산업선진국들의 보살핌을 향유하거나 또는 괴롭게 견디며, 이전의 정치 형태와는 다른 민주적 혹은 독재적 정치를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해왔다. 이것이 바로 1세기에 걸친 산업화요 과학기술적 변화였으니, 산업화와 기술을 둘 다 보유한 나라들은 그 둘을 군사적으로 잘 이용해 전세계에 걸쳐 힘을 넓혔고, 대중들은 정치 참여자로서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냈다. 근대적인 것들은 우월성의 표시가 아니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저울에 새겨진 눈금과 같은 것이다. 한국은 그 저울의 밑바닥에서 20세기를 시작하여 거의 꼭대기에서 20세기를 마감하게 된다. 그 도중에 얻은 것도 많았고 잃은 것도 많았으며 역경을 이겨낸 남다른 인간 승리의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근대 한국이 있다.


#커밍스는 1945년 이후 현대사 서술을 위해 냉전으로 인해 왜곡되고 유폐된 역사를 올바르게 연구하기 위해 미국 정부 문서보관소에 보관된 1차사료를 이용해 한국 현대사의 핵심인 한민족의 분열과 그 이후 발발한 한국 전쟁을 연구해왔고, 이를 토대로 출간된 책이 한국현대사와 한국전쟁이다.

#커밍스는 해방정국에서의 남한의 우익과 좌익의 활동과 그들의 성장배경, 정치적 역할과의 관계 특히 미국의 연할에 대해서 일부 비판적 관점을 보여준다.

#커밍스는 한국전쟁에 대해서도 내전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아 남한의 보수세력과 중도세력, 현실주의적 진보세력과도 다른 관점을 취한다. 특히 커밍스는 한국전쟁의 배경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특히 1949년 38도선상의 전투의 연속선상에서 1950년 전쟁이 발발했다는 점을 중시한다. 커밍스의 관점을 들여다 보자.

 

"1949년 여름 이전에도 남한이 38도선을 침범하여 소규모 기습을 감행하는 일이 잦았고 북한이 이에 기꺼이 보복공격을 하긴 했지만, 38도선상의 중요한 전투는 1949년 5월 4일 개성에서 남한측의 개전으로 시작되었다. 전투는 나흘 정도 계속되었은데, 미국과 남한의 집계에 따르면 개성에서 사망한 민간인 사망자가 100명을 상회할 뿐 아니라 공식 집계된 군 사상자수도 북한군 400명, 남한군 22명이었다. 남한은 6개 보병중대와 몇 개 대대를 투입했는데, 그중 2개 중대는 북한으로 도망갔다. 수개월 후 북한은 도망병들의 증언을 근거로 김석원이 이끄는 수천의 병력이 5월 4일 아침에 38도선을 넘어 송악산 부근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김석원의 북한 출신으로 1930년대 후반 일본의 명령에 따라 만주 벌판에서 김일성을 추적한 인물이었다.(347p)"

 

이승만은 중국 국민당과 함께 투쟁한 애국적 인물들을 제쳐두고 일본군에 복무했다가 북한에서 도망쳐온 장교들을 군에 끌여들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커밍스는 이승만 자신이 권력을 잡은 다음 애국적 인물들에 의한 쿠데타를 가장 우려했다고 보는 것이다. 커밍스는 "이승만이 자기한테 전적으로 신세를 졌고 (공산주의자들을 혐오할 뿐만 아니라) 쿠데타를 일으킬 염려가 없다고 생각되는 군인들을 자기 주위에 포진시키려 했다"는 것이라 분석하면서 "배건엽과 백인엽은 형제간으로 군부내의 서북파를 이끌었는데, 이 파에는 양국진, 김석범 장군 및 이전 서북청년단 회원들 다수도 역시 포함되었다."라고 분석했다. 다 알다시피 백선엽과 백인엽은 일본의 관동군에서 장교로 복무했다. 정일권 역시 일본군 장교를 지냈던 사람으로 남한군 내의 강력한 관북(동북)파를 이끌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만은 북진통일을 내세웠다. 이것이 전쟁 중 미국과 갈등의 한 원인이었고, 휴전협정 조인식에 불참하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당시 이승만은 북한과의 전쟁을 통해서라도 통일을 염원하였다. 커밍스의 서술을 보자. "당시 남한은 전쟁을 원했지만 북한은 원하지 않았고, 미국과 소련 또한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1년 후 사정은 바뀌었다. 이 시기에 이승만은 군대를 급속히 확장했다. 1949년 6월 두 개의 사단(수도사단과 제8사단)이 편성되었고, 병력은 7월 말에 8만 1천 명, 8월 말에는 10만 명에 달했다. 이때쯤에는 남한 병력이, 전투대형을 갖추었다고 인정되는 북한군 병력보다 훨씬 컸다. 따라서 북한이 뒤이어 병력을 증강하고 중국계 병사들을 귀환케 한 것은 균형을 이루려는 시도로 볼 수 있었다.(346p)"

 

1949년 6월 마지막 일요일 새벽에 옹진반도에서 맹렬한 전투가 시작되었고, 1949년 최악의 전투라 평가되는 전투는 8월 4일 북한군이 38도선 이북의 한 작은 마을을 점령하고 있던 한국군을 공격하여 이 마을을 점령하였다. 한국전쟁에 대한 김일성의 관점과 이승만의 관점은 동일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일성은 8월 전투에 큰 영향을 받았다. 김일성은 옹진을 공략하고, 동쪽으로 이동하여 개성을 장악하고 나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인데, 이 두 지역 즉 옹진과 개성을 장악하면 이들 지역으로부터 남한 공격에서 평양을 더 안전하게 방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전략이 잘 통하게 되면 다시 말하면 남한군이 무너진다면 곧장 진격해서 서울을 며칠 만에 점령한다는 것이었다. 이 지점에서 1950년 6월 25일에서 27일 사이에 한국군 제2사단과 제7사단이 무너진 것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이로써 북한군의 침공통로가 열리면서 27일에는 조선인민군이 서울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349~350p)

#이 책은 총 10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민족의 기원(1장) 부터 10장 세계속의 한국의 위치 까지인데, 초보자의 경우, 각 장별로 결론을 먼저 읽고 그 장을 읽어도 좋다고 본다. 사실 이 책 전체를 읽은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심이 요구된다. 우리의 두뇌속에 저장된 6.25전쟁에 대한 왜곡된 지식과 그동안 국내 정권 차원에서 전달한 지식과 미국과 소련, 중국의 문서들을 총 망라한 내용들의 일부분이 다르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 책의 두께가 700여 페이지 넘어서 앞부분을 읽고 나면 뒷 부분은 거의 사라져 존재하지 않은 망각 증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절시켜 읽는 것도 한 방법이라 본다.

#커밍스의 한반도에 대한 인식의 단면과 미국의 역할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장이 4장 열정, 5장 충돌, 7장 한국의 민주주의 운동, 8장 태양왕의 나라 북한이다.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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