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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었던 책(도서)?

#우린 너무 몰랐다. - 103주년 3.1절을 기리면서

by 보린재 2022. 3. 2.

#이번에는 도올 김용옥선생의 책을 골랐다. 도올 선생의 책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방대한 배경지식에 놀란다. 동서양의 철학, 역사, 문학, 종교 등은 물론이고 외국어(특히 영어)의 유창함 등 도올 선생의 책을 접해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해할 듯하다. 도올 선생의 이런 장점들을 글로 표현해 놓은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 책 중의 하나가 이 책이다. 그리고 중간중간 깨알같은 자기자랑도 빠지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1장인데, 고전학자인 도올이 현대사가로 등장하게 된 과정을 자기자랑으로 시작한다. 즉 방송에 등장하게돈 사정을 유머스럽게 서술하기도 한다.또한 집필의 고통(어깨, 팔,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해서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 모 방송국에서 배우 유아인과의 방송 진행에 대한 압박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여순사건과 4.3사건을 다룬 책 중에서 가장 쉽게 쓰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현대사에 관련된 상당수의 책을 읽고 나름대로 이 분야에 대해 책을 준비중일때 이 책이 나와서 읽어보았다. 김용옥 선생의 특기가 많이 발휘되기는 하지만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으로 읽어서 다른 분야로 넓혀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권해본다. 간혹 한국 현대사에 관련된 외국의 학자나 저널리스트들의 책도 소개해 볼 요량이다.

#이 책은 표지에서도 보여지듯 해방공간에서의 무질서한 상황, 6,25 전쟁 이전 가장 비극적 사건 중의 하나인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방송에서 강연한내용을 묶은 책이다. 하지만 이 부분만을 다룬다고 생각하면 오해이다. 주 무대가 여순과 제주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되는 2장은 청주 MBC와 공동으로 기획한 직지심경을 주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단지 직지에 대한 강연내용만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고려의 역사, 황제국으로서 고려의 연호와 문화(팔만대장경 등)을 고증을 통해 제시한다. 자기자랑은 이 장에서도 계속된다. 도올이 2018년, 여수 엑스포에서 개최된 국제와이즈맨 세계대회에서 주제강연을 영어로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우리 피드에서도 소개한 브루스 커밍스와의  인연도 소개한다. 너무나 다연스럽게 훅 들어오기 때문에 읽기를 포기할수도 없다. 아무튼 도올 선생의 자기 자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3장은 해방정국을 다룬다. 이 당시의 무질서속에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몸부림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도올 선생의 글은 역사적 고증에 철저하기도 하지만 읽다 보면 재밌다. 중간 중간 또 자기자랑이야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도 묘미다. 해방정국에 등장하는 대표적 인물이 여운형, 김구, 이승만 등등이고, 모스크바 3상회의를 왜곡한 동이일보의 가짜뉴스 등을 다룬다.그리고 김구와 한민당, 이승만이 반탁에 앞장서게 된 과정이 서술된다.

#4장은 제주 4.3을, 5장은 여순 민중항쟁을 다룬다. 여기는 책 내용보다는 내가 그동안 한국현대사에 관련된 공부를 해온 나의 주관적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이 책에 서술된 내용과 같다.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 한 국가의 리더가 어떤 철학과 신념을 갖느냐 하는 것은 그 민족의 행불행을 결정하게 된다. 해방정국에서 미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에 대해 너무나 무지했고, 단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을 취하게 되고, 이것이 제주와 여순에서 불행이 시작된다.이 시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친일부역자들 다시 전면에 등장하게 되고, 여기에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건설하려는 조선의 국민들의 모든 노력을 무산시킨 미국과 이승만, 한민당의 책동이 불행을 낳았고, 이 지점에서 좌익과 우익, 선량한 시민들의 무고한 희생, 6.25 전쟁과 함께 남북이 분단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다. 하여튼 국가의 지도자를 잘 선택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마친다.

 

#한가지 주의하면서 읽어야 할 것은 해방정국이라는 소용돌이를 이해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 하다. 다 아시다시피 해방정국은 좌우 이념대결이 극심했다. 그리고 미군정이 들어서면서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대해 회의하거나 의심을 품는 것 자체가 곧 처벌의 대상이 되는 시기였다. 이 시기는 또한 6.25전쟁의 예비기이도 하다. 미국에서 귀국한 이승만은 북진통일을 주장하면서 휴전선 근처에서 갈등과 대결을 조장하는 발언을 통해 미군정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해방정국과는 다소 상이한 내용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이 책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왜곡된 실체를 주입한 결과일 것이다. 해방정국에서 좌우 이념대결의 결과로 발생한 것이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이다.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국가보안법'이 등장하고,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가 국가의 공식이념으로 채택된다.

 

#여순항쟁과 4.3은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을 수반했다. 같은 동네 사람끼리, 가족끼리, 경찰끼리, 군인끼리, 학생끼리의 반복과 대결은 피의 악순환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죽이고 죽이는 살인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여순항쟁에서 쫒겨난 사람들이 갈곳은 지리산 밖에 없었다. 다시 말하면 빨치산이 되는 길 밖에 없었던 것이다. 빨치산 토벌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양민이 학살당했던가. 이 악순환 고리가 4차산업혁명사회인 지금까지 '빨갱이'라는 멸칭이 사용된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념논쟁이 있었지만 이젠 국민들은 이 '빨갱이'란 용어 사용에 대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 용어가 이승만의 집권과 독재를 지탱해주는 중요한 고리가 되었으니 말이다. 이젠 평화가 한반도에 자리잡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여기서는 최능진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최능진은 해방 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다. 최능진은 1899년 평남 강서군에서 태어났고, 1937년 안창호와 함께 독립운동을 했으며, 수양동우회사건으로 구속되어 2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는 매우 가치관이 올곧은 민족주의자였고 하자 없는 독립운동가였다. 해방 직후 평남 건국준비위원회 치안부장으로 활동했으며, 그해 9월 소련의 탄압을 피해 월남한 후, 미국정에 의해 경무국 수사과장으로 발탁되었다. 그러나 다음해 조병옥이 친일경찰을 전면에 다시 전면 등용하고 경찰수뇌로서 경찰부패를 묵인하는 태도에 분노를 느끼고 그에게 항의하다 경찰간부직에서 밀려났다. 그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당시 5.10선거에서 이승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자 최능진은 이승만이 출마한 동대문 갑구에 출마했다. 그러자 수도경찰총장 장택상과 서북청년단이 온갖 방해공작을 펼치지만 결국 후보등록에 성공한다. 그리고 추첨에 의해 기호 1번을 차지한다. 최능진은 자신이 독립운동경력과 친일경찰처벌에 대한 강력한 요구 등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당시 최능진은 이승만의 당선을 위협하는 '정적'으로 부각되어 국민의 기대가 높아졌다. 동대문경찰서장 윤기병은 경찰을 동원하여 본인이 스스로 날인하지 않았다는 후보등록 추천인들의 진술을 받아내 선거 2일 전인 5월 8일 선거관리위원회는 추천인 200명 중 27인이 본인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최능진의 입후보등록 취소를 통보한다. 이승민이 괘씸한 최능진을 그만둘리가 없었다. "혁명의용군사건"이라는 날조로 인해 1951년 2월 11일 달성군 가창면에서 처형된다. 이승만 정권하에서 발생한 수많은 정적 학살사건의 시초이다. 아직도 이승만을 국부라 칭하고 건국절 운운하는 국힘당과 그 동조자들은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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