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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인 이슈는?

#대통령 선거 중간관전평 - 3.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한 단상

by 보린재 2022. 3. 6.

확진자 사전투표 준비 미흡 논란

사전투표 마지막날, 코로나 확진자과 격리자에게 사전투표 기회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확진자라 할지라도 모든 국민들에게 보장된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사실 이 조치가 발표된 이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었던 걸까? 언론에 보도된 아수라장이나 대혼란은 아닐지라도 분명 혼란을 초래한 것을 사실인 것 같다. 소문이란 한 사람을 거치면 부풀려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자면 투표 마감 시간이 3시간이 지난 오후 9시께에도 일부 투표소에서는 사전투표가 마감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심각한 공정성의 침해일 뿐만 아니라 확진 및 격리자의 투표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지적이 여야를 불문하고 터져 나왔다. 투표 종료 4시간 후인 오후 10시가 지난 이후에i 최종 집계결과가 나왔는데 전체 유권자 44197692만명의 유권자중 16323602명이 투표에 참여해 사전투표율 36.93%는 종전 최고 사전투표율이었던 21대 총선 기록(26.69%)을 넘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0대 대선 투표관리 특별대책'에 의하면 확진·격리 유권자들은 투표 현장에서 선거사무보조원에게 신분을 확인받은 뒤 투표용지 1장과 임시기표소 봉투 1장을 배부 받는다. 이후 전용 임시 기표소에 들어가 기표한 뒤, 용지를 미리 받은 빈 봉투에 넣어 보조원에게 전달한다. 보조원은 참관인 입회 하에 봉투에서 투표지가 공개되지 않도록 꺼내 투표함에 넣어야만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매뉴얼대로 운영되지 못한 곳도 많았다. 여러 명의 봉투를 한꺼번에 수거하거나, 종이봉투에 담아 야외에 방치하는 등의 주먹구구식 진행이 발생했다.'봉투'도 현장에선 쇼핑백, 구멍뚫은 골판지 상자, 플라스틱 바구니 등으로 운용되기도 했고, 강서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참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사전투표가 진행되었다는 논란은 이후 심각한 부정투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타임지에 실린 이재명과 윤석열

타임지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는데, 이에 대한 해석을 놓고 설전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의 기행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인터부 기사 말미에 한국의 이번 선거운동은 상당히 추잡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정치인의 부도덕과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특히 그렇다고 썼다는 스포탈코리아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타임지는이재명 후보는 아들이 불법 도박을 하다 적발돼 사과를 했고, 경기도청 직원을 불법 고용해 아내의 개인 비서일을 맡겼다는 의혹과 법인카드를 사적 운용햇다는 혐의에 직면했고, 또 이 후보를 둘러싼 부패(대장동)혐의와 관련된 세 명의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실었다는 것이다.

 

또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아내가 수년 전 교원직에 지원했을 때 부정확한 이력서를 제출한 것을 사과해야 햇고, 아내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중이다. 윤 후보는 무속과 항문 침술사와의 관계는 물론 손바닥에 적은 주술적(occult) 글자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는 것이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손바닥에 왕()자를 적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술로 정치하려는 의혹에 비난을 받았다는 기사를 소개했다.

 

외신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쏟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고,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 전쟁을 겪고 국제기구의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최초로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로의 도약, G7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국가로 사실상 G8으로의 도약, 세계 6위의 군사규모를 가진 국가로의 도약, 21세기 문화대국으로의 도약 등을 반영한다고 보아 마땅하다.

 

타임지가 여야의 유력한 대선후보가 여러 의혹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동시에 기사에 실었음은 그만큼 이번 대선이 혼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반영한 방증이다. 이번 대선이 누구의 승리로 끝나든 간에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과거로의 퇴행이냐 아니면 미래로의 전진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미 대한민국은 선진국클럽에 가입되어 있고,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으며, 무역규모로 보면 멀지 않아 기축통화국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매우 큰 나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선거 기간 동안 거대 양당은 승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만약 여당이 승리한다면 민주 4기 정부의 수립이라며 환호할 것이고, 야당은 생존 그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에 놓일 것이다.

 

사전투표 39.93%가 의미하는 바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의 사전 투표율 39.93%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율 26.69%를 넘어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남지역의 경우 유권자 투표율이 51.45%를 기록하여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또한 전북과 광주광역시의 사전 투표율도 각각 48.63%48.27%로 상위 2위와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호남권 유권자 절반가량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이처럼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 확진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무시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과 안철수의 단일화는 양 진영의 단단한 결속을 촉진시키는 매개가 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처럼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나는 두 가지로 판단한다. 하나는 양 진영 간 결집이 극대화되었다는 점이다. 어제 내가 사전 투표할 때 노인들의 수가 21대 총선에 비해 눈에 뜨게 증가했다는 점이고, 이 분들이 말조심을 하지만 사전투표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인 분들이 많았다는 점이 진영 간 사전투표 경쟁이 붙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둘째로, 윤석열과 안철수의 단일화로 인해 배신감을 느낀 투표자들의 대항적 투표가 상당수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번 대선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가 21대 총선과는 달리 자식들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누구를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들이 도시에 사는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누구를 찍어라라고 요구하는 비율이 늘었다는 점이다. 어제와 오늘 내가 받은 전화 중에 부모의 전화를 받았다는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개인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아마도 윤석열과 안철수의 단일화 합의가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호남지역에는 안철수에 대한 정서적 지지자가 상당수 존재한다. 특히 노년층에서 그러하다.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로 각인된 것도 있고, 두 후보 부인의 이런 저런 의혹과 부정적인 이미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후보의 부인은 깨끗하게 보였다는 점이 그러하다. 그런데 윤석열과 단일화는 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안철수 지지자들이 이재명 후보로 돌아섰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반면에 충청도와 경상도의 경우는 정반대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안철수에 대한 배신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반작용으로 야당에서도 투표율이 증가한 결과라 생각한다.

 

이전에 윤석열과 안철수 단일화에 대한 단상에서 이미 밝혔듯이 이번 대선은 후보자들의 수많은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지역정서에 의존한 선거전략이 희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두 후보의 단일화는 이런 건설적인 방향으로의 발전을 정면으로 배반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90년대 후반의 선거로 퇴행시켰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두고두고 안철수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왜냐하면 안철수는 이번 대선에서는 철수하지만 결코 정치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이는 대통령 병에 걸린 안철수의 자업자득이다. 안철수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부울경에서 유권자 혹은 지지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오랜기간 기억구조에 저장되어 남을 것이다.

 

결론

이번 호남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여야 각 당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당은 여당 나름의 논리를 내세워서, 야당은 야당 나름의 논리를 내세워 자가당착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할 모양인가 보다.

 

하지만 한 가지 국민의 힘 당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호남은 518정신이 아직도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518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은 부모에게서 선배에게서 군인들이 저지른 만행을 전해 들었을 것이다. 직접 경험이 아닌 간접경험은 곧바로 망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기념일에 반복됨으로써 가슴속 깊이 새겨지게 된다.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윤석열 후보가 쿠데타만 뺀다면 전두환이 정치를 잘했다.”는 주장은 아직도 호남 지역 어르신과 식견 있는 사람들이 윤석열을 비판하는 핵심 주제이다. 이것의 울림은 매우 크다. 비극적인 사고나 사건은 전파의 속도가 빠르고 간혹 신화적 형태로 전해지기 때문에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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