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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인 이슈는?

#윤석열․안철수의 단일화에 대한 단상

by 보린재 2022. 3. 3.

들어가면서

아침에 밥을 먹고 나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충북에 사는 지인한테서 전화가 왔다. 첫마디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는 외침이었다. 그 친구는 익히 안철수의 팬이었던 까닭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윤석열로 단일화 한다는 발표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듯하다. 이어 어떻게 지지자들에게 어제까지 단일하는 없다. 완주한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TV토론까지 마치고 급작스럽게 단일화 발표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나도 역시 카톡과 텔레그램에서 울려대는 진동소리에 카톡과 텔레그램의 소식을 읽다 잠을 설쳐대 겨우 일어나 멍한 상태에서 밥을 먹었기 때문에 목에서는 트림이 나오고 있었다. 제대로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냥 평소 가지고 있었고 내가 들었던 얘기만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정치이념과 평소 정치철학이 같은 사람들이야 정권을 잡기 위해 이합집산하는 거야 대부분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렇게 정권교체라는 명분하나로 이합 집산하는 것은 국민들은 물론 후세대에게도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다. 특히 이 두사람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도, 정치철학도, 미래 비전도, 국가발전 방향도 없는 사람들의 정치 협잡이어서 나같은 사람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경남이라 기억하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안철수 후보는 이 유세에서 윤석열을 찍으면 1년 후 손가락을 자르고 싶을거라며 고인과 완주를 약속했던 안철수. 안철수는 철수 꼭 합니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대선판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합의문 내용과 반박

안철수가 대독한 합의문의 제목이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이다. 이렇게 시작한다. “저희 안철수, 윤석열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오늘부터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여망을 담아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시작 자체가 잘못되었다.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 정권교체, ‘더 좋은 정권교체국민의 여망의 여망을 담아 국민통합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정당의 존재이유가 정권을 잡는 것이고 그 목표의 정점에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윤석열안철수 두 사람이 그리는 미래란 어떤 미래인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합종연횡은 수 없이 있어 왔다. 김영삼과 노태우 김종필, 김대중과 김종필 등 그러나 권력의 정점에 이르지 못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가? 권력의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가? 그리고 윤석열의 본부장 비리, 안철수의 수많은 의혹들...여기서 두 사람은 자유로울 수 있는가? 김영삼 대통령이 빌렸던 머리가 IMF 위기를 초래해 국민들의 삶을 질곡으로 내 몰았고, 그 이후 우리 국민들이 겪었던 삶은 어떠했는가? 아마도 두 사람은 이면합의가 존재하겠지만 이것도 백일하에 만천하에 공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어 저희 두 사람은 원팀(One Team)입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습니다. 오늘 저희 두 사람이 정권교체의 민의에 부응하여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입니다.”

 

원팀이라 하는 것, 참 좋은 수사이다.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정권교체를 이루어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단다. 만약 윤석열이 당선된다면 원팀으로 국무총리는 안철수가 될 확률이 높다. 안철수의 가장 큰 원죄는 이제 지역감정과 북풍에 기댄 선거운동이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되려는 찰나에 두 사람이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안동출신이어서 대구 경북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윤석열도 여론조사상으로는 호남에서 지지율이 두 자리로 올라서고 있었다. 윤석열과 안철수는 이 여론 지형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시 지역대결구도로 선거구도를 되돌리려는 시도라 해석할 수밖에 없다. 개표해봐야 알겠지만 이런 구도는 다시 수십 년이 흘러간 다음에야 어느 정도 희석될 것이다. 이 원죄는 오롯이 안철수가 짊어져야 할 짐이 될 것이고 두고두고 안철수는 원망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들이 제대로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 이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

 

이어 안철수는 두 사람이 이끌어 갈 정부를 국민통합정부라 칭하고 통합정부가 나아갈 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읽었다. 국민통합정부인 미래정부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나가겠다면서, “적폐 청산 등 퇴행적 국정운영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국정 과제들을 만들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념 과잉과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특정 집단에 경도된 정책을 과감히 걷어내고,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실용정책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입니다.”

 

2016년 매서운추위에도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외침은 이게 나라냐?”라는 물음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응답이 문재인 정부이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은 절절한 외침이었다. 문정부가 국민들의 바람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측면은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문정부가 적폐인가? 윤석열을 위시한 검찰권력은 문정부에 충성하는 듯 고개를 숙이다가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자마자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본인과 장모, 부인 즉 본부장 비리를 묶은 책이 출간되고 여전히 많은 국민들 속에 회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안철수는 이번 대통령 후부로 나서면서 많은 준비를 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가 MB아바타 입니까를 전 국민 앞에서 외칠 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윤석열 후보는 장애인 생존권 예산으로 북 핵을 막겠다.”고 발언해 전국장애인 부모연대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윤석열 후보는 포항 유세에서 정부가 성인지감수성 예산에 30조를 썼다는데, 그 중 일부만 떼어내도 핵위협을 안전하게 중층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한 반박이다. 나 자신은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페미니즘을 휴머니즘이라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최소한의 상식도 지식도 갖추지 못한 후보가 과연 남의 머리를 빌려서 미래를 위한 정부를 만들어내겠는가?

 

또한 선언문에서 개혁정부를 외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꼭 해야 할 개혁과제들을 외면하거나 차기 정부로 떠넘기는 비겁한 짓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발표했다. 이건 자기도취에 빠져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한 감언이설이다. 개혁은 개혁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했을 때, 그리고 개혁의 방향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무엇 때문에 개혁을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개혁을 위해 특정권력을 앞세우거나 과거 자신들의 잘못을 뒤엎으려는 술책의 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 추측해본다. 아마 두 사람은 권력분점에 합의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새벽에 두 사람의 합의는 특히 안철수를 지지한 사람들에게 멘붕을 가져왔고, 결코 이들이 의도한 방향대로 선거양상이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알만큼 알고, 모른 것도 아는 것처럼 얘기할 것이다. 이젠 국민들 대다수는 안철수는 국무총리, 그리고 다음 총선에서는 당 대표로 선거를 지휘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회의 변화방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자기 앞길도 모르는데, 어찌 세상의 판세를 자기 의지로 움직여 가겠는가?

 

더 나아가 선언문에서 통합정부를 얘기했다. 그 내용을 보자. “국민통합 없이 위기를 극복한 나라는 없습니다. 분열과 과거가 아닌 통합과 미래를 지향하고, 잘못된 정책은 즉시 바로잡아 대한민국을 바른 궤도 위에 올려놓겠습니다. 단절과 부정이 아닌 계승과 발전의 역사를 써나가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에 국민을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사라질 것입니다.”

 

각종 선거가 있을 때마다 국민들은 지역끼리, 혈연끼리, 학연끼리 똘똘 뭉쳐 반대세력에 대한 비난을 일삼아 왔다. ‘국민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두 사람의 연대는 통합이 아니라 분열 극대화의 서막이 될 것이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고 야당에서 국무총리 인준을 해주지 않아서 오랫동안 서리 총리란 딱지를 달았던 김종필. 그리고 윤석열 후보가 공언했던 검찰 독립을 구현하고자 할 때 안철수는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가?, 그럴리야 있겠는가 마는 만에 하나라도 윤석열이 북에 대한 선제타격을 주장하고, 중국을 외면하고 미국과 일본의 동맹을 강조하면 우리 경제는 어떠하겠는가? 과연 중국의 보복을 견뎌낼 재간이 있는가? 나는 지금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 당선과 동시에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했더라면 작금의 남북관계는 획기적으로 전환되었을 것이다. 종전선언을 통해 평화가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면, 전시작전권을 환수했을 것이고, 무지한 후보의 선제타격과 사드배치란 용어 자체가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을 것이다.

 

이 선언문의 결론부분에 이런 내용이 있다.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입니다. 협치와 협업의 원칙하에 국민께 약속드린 국정 파트너와 함께 국정운영을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선언문에서 보듯이 국정파트너가 국민이겠는가? 아니면 이재명이겠는가? 그러면 김종인이겠는가? 자기들이 작성한 선언문에 국정파트너는 안철수라는 선언을 만천하에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윤안 단일화에 대한 짧은 기자회견을 했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입니다.” 맞는 말이다. 정치인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될 수 있다. 이 짧은 메시지가 메아리가 되고 횃불이 되어 두 사람에 거대한 불덩이로 나타날 것이다.

 

결론

20대 대선은 역대 대선 전에서도 볼 수 없는 초박빙 선거전이다. 윤과 안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조금 앞서가는 가는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만약 오늘이나 내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면 그 결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특히 민주당에 거부감을 가졌던 사람들도 상당한 표심이 움직일 것이라 본다. 안철수에 대한 배신감에 상심한 지지자가 일부는 윤석열후보에게로, 조금 더 많은 표심이 이재명 후보에게로 옮겨갈 것이다. 이 두 후보의 선언문이 실제로 현실화되기에는 많은 난관이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후보의 짧은 메시지가 주는 울림은 크다. 이재명 후보는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면서 민생경제와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겠다.”는 얘기가 가슴 저리게 다가온다. 선거일까지 오늘까지 포함해 7일 남았다. 민주주의의 굳건함을 믿는 국민과 냉철한 이성으로 무장한 국민,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 코로나 방역의 모범을 보여준 대한민국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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