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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었던 책(도서)?

#존 롤스(J. Rawls)의 정의론

by 보린재 2022. 2. 8.

‘자유주의적 평등’의 입장을 제시한 롤즈의 『정의론』(1971; 1999)은 미국 정치철학사에 한 획을 긋는 저작으로, 당대의 사유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롤즈는 자유주의적 전통 안에서 정의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확립했는데, 『정의론』에 대한 여러 비판을 수용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수정하여 ‘정치적 자유주의’를 주창했고 이를 국제 관계에 적용하였다.

#요즘 며칠은 글자그대로 의욕 상실 그자체였다. 그동안 꾸준히 봐왔던 전공서적들을 봐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낮잠을 자보기도 하고 캔맥주 한캔을 마시면서 멍하니 쇼파에 앉아 있기도 해보고, 찬바람을 맞으며 길을 걸어보기도 하고, 집 뒤편 뒷산을 올라보기도 하고....그래도 정신이 되돌아오질 않는다. 이럴땐 그냥 쉬는게 최상책인데, 그래도 안되겠다 싶어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기위해 고른 책이 롤즈의 정의론이다. 대학 때, 대학원에서 원서강독을 할 때 밤새워 읽고 단어찾고 번역하고 이를 발표하고 했던 기억이 나서 그 이후 정말 거들떠 보지도 않다가 막상 원서강독 수업을 할 때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다 이 수업마저 종료되었을때 얼마나 홀가분하던지... 사실 롤즈의 정의론은 원서로 읽을 때 제맛이 난다. 대학원시절 황경식 교수가 번역번을 출간했길래 얼른 사서 읽었는데, 정의론의 맛이 제대로 나질 않았다. 다시 원서를 집어들기도 난감해서 황선생의 번역본을 들고 쭈욱 넘기니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고 이 책 역시 너무 오래(37년)되서인지 오래된 책 고유의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그런데 왠지 싫지 않다.

 

#롤즈는 정의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상 체계의 제1덕목을 진리라고 한다면 정의는 사회제도의 제1덕목이다. 이론이 아무리 정치하고 간명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면 배척되거나 수정되어야 하듯이, 법이나 제도가 아무리 효율적이고 정연한 것일지라도 그것이 정당하지 못하면 개혁되거나 페기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전체 사회의 복지라는 명목으로도 유린될 수 없는 정의에 입각한 불가침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정의는 타인들이 갖게 될 보다 큰 선을 위하여 소수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 정당화됨을 거부한다. 다수가 누릴 보다 큰 이득을 위해서 소수에게 희생을 강요해도 좋다는 것을 정의는 용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동등한 시민적 자유란 이미 보장된 것으로 간주되며, 따라서 정의에 의해 보장된 권리들은 어떠한 정치적 거래나 사회적 이득의 계산에도 좌우되지 않는 것이다. 그보다 나은 이론이 없을 경우에만 결함있는 이론이나마 따르게 되듯이, 부정의는 그보다 큰 부정의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참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 생활의 제1덕목으로서 진리와 정의는 지극히 준엄한 것이다.

 

위의 내용은 정의의 우위성에 대한 직감적 신념을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롤즈는 위의 진술이 타당한 것인지를 살피고 타당한 경우 그 논거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이러한 주장들을 해명하고 평가해주는 지침이 바로 정의론이라 설명한다. 여러분들 중에 롤즈의 정의론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아래 부분에 진술한 정의의 두 원칙만 제대로 이해해도 좋을듯 하다.


#이 책의 원저자인 롤스박사는 하버드대학의 석좌교수(교수 최고의 영예인 유니버시티 프로페셔) 자리를 41년간 지켰던 정치철학자로, 정의의 문제를 파고든 결과물을 1971년에 내놓는데, 그 책 이름이 우리나라에서는 정의론이라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아직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단어인 공정과 불공정의 이론적 기초를 제시한 명저이다. 정의론은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공정으로서의 정의와 분배적 정의이고, 2부는 헌법상의 자유, 분배적 정의 그리고 시민불복종 등이고, 제3부의 두번째 장인 정의감에 관한 내용을 제외하면 자신이 발표했던 논문들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이

번에는 정의의 두 원칙마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고자 한다. 왜냐하면 롤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것이 제1, 제2원리이기도 하지만, 특히 제2원리의 핵심인 보상적 평등주의는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번째 원칙이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유사한 자유와 양립할 수 있는 가장 광범위한 기본적 자유에 대하여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즉, 정치적 자유(선거권과 피선거권), 언론과 집회의 자유, 양심과 사상의 자유, 사유 재산권과 신체의 자유, 법의 지배라는 개념에 근거한 부당한 체포 및 구금을 당하지 않을 권리인데 제1원리를 흔히 기본적 자유에 관한 권리라 한다. 롤스는 이 원리는 다른 사람에게 양도함으로서 얻는 이득이 아무리 크다 해도 절대 양도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제2원리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에 관한 원칙인데, 여기에는 재산과 소득의 분배와 권한이 핵심이다. 이를 의역해서 설명해 보자. 사람들은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잠재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는데, 누가 어떤 잠재능력을 가지고 어떤가정에서 태어나느냐는 것은 마치 자연의 복권추첨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잠재능력을 잘 타고 났거나 좋은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은 복권을 잘못 뽑아 불리해진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적선을 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는 마땅히 그러한 방향으로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보상적 평등주의라 한다. 쉽게 말하면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제도와 법,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가끔 우리나라의 현실을 되돌아 보곤 한다. 왜 모든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면서 사는데,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등과 같은 이분법적 방식의 사고를 할까? 배움이 많고 적음에 차이 없이 노력한만큼의 대가가 주어진다면 그 사회는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해갈까? 그런 사회가 우리 대한민국이 될 수는 없는가? 더불어 같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는 이상일 뿐인가? 이런 이상사회를 꿈꾸던 개혁사상가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그 중에 자유 평등의 대동세상을 꿈꾸었던 학자가 정여립(鄭汝立)이다. 정여립은 임금은 하늘이 내고, 땅 위의 모든 것이 임금의 것이라 왕조시대에 "천하는 공물(公物)인데 어찌 주인이 따로 있으랴"라고 설파했던 선비였다. 학부 4학년들을 대상으로 원서강독을 할 때 가장 많이 질문했던 것이 제1, 2원리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아직도 그때의 질문들을 되돌이켜 보면서 살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간혹 현실에 안주하고픈 마음이 들때마다 다시금 나를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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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롤스(J. Rawls)

#정의론

#롤스의정의론

#기본적자유의원리를포기하거나잘못사용하지말자

#그래서과거로회귀해서는안된다

#보린재의 명상

#뜨거운커피한잔의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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