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었던 책(도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by 보린재 2022. 2. 6.

1988년 8월 15일 가석방된 뒤 출판된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이후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 책은 1969년부터 1988년까지 20년 20일 동안 감옥에서의 기록이다.

#이번에 고른책은 고인이 되신 전 성공회대학교 신영복 교수의 옥중서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골랐다. 이 책을 고른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선량한 국민들이 더이상 독재정권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과 더불어 헌법에 규정된 천부인권이 특정세력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어서는 안되며, 인간의 행복추구권이 강압적 방법에 의해서 박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에도 그 이유가 있다.

#먼저 신영복 선생은 육군사관학교 교수 사관(1966~1968)으로 근무도중,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아 복역하던 중 1988년 8.15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할때까지 20년 20일을 복역했다. 그 후 1998년 사면복권되어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임명되었다.

#이 책은 신선생님이 가석방되기 직전에 출간되었고, 출소 후 덤덤하게 이 책을 읽으셨다는 얘기를 듣고 그 당시의 심경이 어떠 했을까?를 생각해본다. 이 책은 신선생께서 감옥에서 깨알같은 글씨로 쓴 엽서 중 일부인 230장을 활자체로 옮겨놓은 책이다.

#이책은 네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고성에 띄우는 글(남한산성 육군교도소)이고, 두번째는 독방의 영토(안양교도소), 세번째는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교도소), 네번째는 나는 걷고 싶다( 전주 교도소)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올린  피드처럼 전적으로  내생각을 적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만큼은 책 내용중 극히 일부만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내 생각을 적기엔 내 능력의 부족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찬바람이 불고 손이 꽁꽁 얼것 같은 날씨에 미리 주눅이 든지도 모른다. 첫 주제가 "나의 숨결로 나를 데우며"이다. "겨울의 싸늘한 냉기 속에서 나는 나의 숨결로 나를 데우며 봄을 기다린다. 천장과 벽에 얼음이 하얗게 성에져서, 내가 시선을 바꿀 때마다 반짝인다. 마치 천공의 성좌 같다. 다만 10와트 배경등 부근 반경 20센티미터의 달무리만 제외하고 온 방이 하얗게 얼어 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나의 생각, 나의 뇌리는 글자 그대로 얼어버렸다. 나의 감정이입은 신선생과 동일체가 되어 내 자신이 감옥에 틀어 박혀 있다면 나는 이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정도 밖에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 나의 생각을 담겠는가?

#30p에 청구회 추억이 나온다. 1966년 이른봄 서오릉(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소재)으로 서울대 문학회 회원과 답청놀이를 가던 도중 6명의 꼬마들과 조우한다. 첫 질문이 이길이 서오릉으로 길이 틀림없지 라고 물어보자 아이들은 네. 이길로 곧장가면 서오릉이에요 라고 답하면서  신선생과 이들의 인연이 시작된다. 이 꼬마들과의 모임의 이름이 청구회이다. 그리고 그 주 토요일  오후 다섯 시 장충체육관앞에서 7명이 만난다. 이들과 아이스크림과 문화빵도 먹고 즐겁게 보내지만 1968년 7월 신선생님이 구속되면서 중단된다.

#세번째 주제가 제일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대전교도소에서 만 16년을 복역했으니...73p 염려보다는 이해를 이라는 주제이다. 아버지 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자식으로서 불효를 저지른 자신의 질책인데, 어머니의 말씀 즉, 자식은 오복에 들지 않는다는 글귀로 불효자식의 심경을 대신한다. 여기서 신선생님은 아버지로부터 아들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사상과 개성을 가진 한 사람의 청년으로 이해되고 싶은 욕망을 피력한다. 그리고 염려의 편지가 아닌 대화의 편지로 바뀌기를 희망한다. 만약 나였다면 어떠했을까? 를 곱씹어 보고 자꾸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틈날때마다 이부분을 펼친다.

#네번째 주제의 마지막은 새끼가 무엇인지, 어미가 무엇인지 이다. 죄수가 참새집에서 부리가 노란 참새새끼를 꺼내왔는데 참새어미가 가로 세로 어지럽게  날며 떠나지를 않더라는 것이다. 쥐덫에 넣어 창문턱에 얹어놓으니 어미새가 번갈아 먹이를 물어 나른다. 과연 새끼가 무엇인지, 어미가 무엇인지, 생명이 무엇인지...아마도 신선생이 복역중에 어머니께서 정릉 골짜기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공을 들이섰나 보다. 20년이  지났음에도 어머님의 사랑을 추억을 기억하면서 끝을 맺는다.

 

#떡신자 - 384p - 이 페이지를 읽고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스르르 퍼졌다. 내용인즉 이렇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면 기독교, 천주교 신자가 늘고 초파일이 가까워오면 불교신도가 늡니다. 그외에도 떡이나 위문품이 곁들여진 종교집회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신자 수가 부쩍 늘어납니다. 보통때는 신자가 아니다가 이런 특별한 날에만 집회에 나오는 신자를 '떡신자' 또는 '기천불' 종합신자라 부릅니다. 저도 떡신자 경험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번에는 떡 가지고 온다는 소문 듣고 기독교 집회에 참석했다가 허탕치고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신선생이 떡신자가 되는 일이 자칭 '쪽팔리는'일인줄 알면서도 여기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걸직한 공감 때문이라 표현한다.

계속 이어진다. 이 편지를 받은 선생의 아버지는 어떤 표정과 상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까? 이어가 보자. 또한 알량한 체면이나 구차스런 변명 따위 코에 걸지 않는다는 솔직함을 뜻하기도 합니다. 떡신자끼리의 공감이간 무슨 가치공감일리가 없지만 그저 동류라는 편안함때문이라 변명아닌 변명 비슷한 변명도 들이댄다. 이것은 오랜 세월 삭막한 징역살이에서 처지가 비슷한 사람을 발견했다는 것 자체의 안도감이란다. 떡신자들의 특징은 한마디로 제사보다 젯밥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설교라든가 미사, 설법 등에는 처음부터 마음이 없고 참신자(?)들의 눈총을 받아가면서도 교회당 무대 한쪽 가생이에 쟁여놓은 보루박스의 높이에 줄창 신경을 쓰거나 외부에서 온 여신도들을 힐끔거리기 일쑤입니다. 라는 표현에서는 아연 실색할만하다. 이걸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
.
#감옥으로터의사색 

#신영복의옥중서신 
#통일혁명당사건 

#청구회추억

#고성에띄우는글

#독방의영토

#한포_ 키작은_풀로_서서(대전교도소)

#나는걷고싶다

#보린재의명상

#보린재서재

#뜨거운커피한잔의 여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