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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다산 정약용의 삼농정책(三農政策)

by 보린재 2022. 1. 26.

정약용의 천지인(天地人)사상과 삼농정책(三農政策)

 

다산의 천지인(天地人)의 이해

다산 정약용은 농업이란, “하늘(天時), (地利), 사람(인화人和)의 삼재(三才)가 어울려 농업의 도()”를 일궈가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여기서 다산이 제시한 천지인(天地人)은 풍수에서 말하는 천지인과는 사뭇 다른 의미이다. ()은 춘하추동이라는 지구상의 계절을 뜻한다는 의미에서 천시(天時)라 의미를 부여하였고, ()는 땅으로부터 얻는 이익인 지리(地利)라 명하였고, ()은 여러 사람이 서로 화합한다는 의미를 가진 인화(人和)로 칭하였다.

 

농업의 도를 일굼에 있어서 어려움 세 가지

다산은 천지인에 근거하여 농업의 도를 가꿈에 있어서는 세 가지의 어려움이 있다고 보았는데 그 첫째가 농업은 노동력에 있어서 공업보다 힘들다고 보았다는 점이다. 둘째는 농업에서 얻는 이익이 상업에서 얻는 이익보다는 박하다고 보았다는 점이다. 셋째는 농민의 사회적 지위는 그 수고의 정도에 비해 낮다고 보았다.

다산은 농업에 대한 세 가지 문제의식에 근거하여 편농(便農), 후농(厚農), 상농(上農) 다산삼농(茶山三農)삼농정책을 정조에게 건의하게 된다. 여기서 편농(便農은 농사짓기가 수월해야 하고), 후농(厚農, 농업의 수익성이 높아야 하고), 상농(上農, 농민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어야 농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의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산의 삼농정책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다양하게 해석될뿐만 아니라 이 농업정책의 구현을 위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사상이 엿보인다.

 

삼농정책

편농(便農)

농업의 도구현에 첫 번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함이 편농(便農)인데, 여기서 편농이라 함은 농사를 편하게 짓는다는 의미로 해석하기 보다는 삶의 터전인 농사에서의 편리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농사를 지을 때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함께 일을 하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는 귀농을 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하면 서로 의지하면서 외로움도 덜 느끼게 되고 수고로움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 외에도 편농(便農)의 방법으로 씨앗을 뿌리거나 작물을 심을 때 가로 세로 줄을 맞추어 심는다든지, ‘이랑을 등고선과 수평이 되도록 해야 한다든지, 작목을 심을 때도 손이 많이 가는 것은 가까운 곳에,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은 먼 쪽에 심으라고 권고했다. 또한 씨앗(종자)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즉 씨앗을 뿌릴 때 불량한 씨앗은 골라내고 좋은 씨앗을 골라 뿌리라고 권고하였다. 이미 200여 년 전에 종자(씨앗)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는 점은 작금의 대한민국의 종자산업의 현실을 미리 예견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농업을 기계농업(기계와 도구농업)으로 전환할 것과 수리사업(水利事業)사업을 전개할 것 역시 역설하였다.

 

후농(厚農)

농업은 상업에 비해 이익이 박하다.’ 그러하니 동일하게 노동을 하더라도 상업에 종사하는 이에 비해 가난할 수밖에 없다. 이의 해결을 위해 정부는 각종 농업정책을 시행하여 수지맞는 농업(厚農)으로 전환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 당시 ()’와 도량형이 정확하지 못해 아전이나 상인들의 농간이 심함을 지적한 것은 농민과 농업에 대한 제도개선의 시급함을 역설할 것이다.

다산은 후농을 위해 축산업의 진흥, 과일나무를 심어 부수입을 권장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 당시 농업의 주 생산품목이 벼와 보리, 밀 등인데, 특히 보리는 수고로움에 비해 수익이 적음을 지적하였다. 즉 과수나 채소를 통해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고, 양잠을 통해 부를 축적할 것을 권장하였다. 이를 현대적으로 이해해보면, 자연 순환농법, 융복합 농업(6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다산은 가족농을 권장했다는 점이다. 부수입의 원천인 남새밭과 양잠, 과수 등은 여유 노동력을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실수입원인 되는 논밭은 사람을 사서 경영할 것을 권장했다는 점이다. 적게 사면 소농, 많이 사면 대농이 될 터인데, 요즘 귀농하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시점을 제공해 준다 하겠다.

 

상농(上農)

농민의 사회적 지위는 수고의 정도에 비해 낮다. 다산이 생존했던 조선은 농업국가이다. 즉 농업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사회라는 의미이다. 농업이 발전하지 않으면 국가의 경제발전은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런 점 때문에 농민들의 사회적 위상을 향상시키는 정책의 필요성을 다산은 절감했을 것이다.

농민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킨다면 농업이 발전할 것이고, 국가 경제가 부흥되고, 그 결과 국민전체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 다산은 먼저, 각 고을마다 과거 응시자를 일정 숫자로 제한할 것을 제안한다. 조선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신분제가 엄격한 사회체제였다. 그 결과 출세의 지름길이라 함은 과거급제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로 인해 사회적 병폐가 극심하였다. 현대사회에서도 이 현상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과거 사법고시 병폐를 지적했던 단어인 고시 폐인이나 요즘 공무원 시장에 수험생들이 몰리는 현상이 이미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이는 우수한 인력이 오로지 공무원이라는 단일 직업에 집중됨으로써 나타나는 사회현상과 직결된다고 하겠다.

다산은 농민의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 두 번째로 독서와 공부를 제시하였다. 다산은 독서법으로 정독(精讀), 질서(疾書), 초서(抄書)를 권장한다. ‘정독이란 깊고 세밀하게 읽는 것을 의미하고, ‘질서는 독서 중에 깨달은 바를 메모 하는 것이고, ‘초서는 독서 중에 중요한 글이나 내용에는 자기의 생각을 가미해 옮겨 적는 것이다. 다산은 독서와 공부를 소홀히 하면 자신 스스로 비루하게 된다고 역설하였다.

 

결론

다산의 삼농’(三農) 정책의 핵심은 무엇보다 농사짓기가 수월해야 하고(便農), 농업의 수익성이 높아야 하고(厚農), 농민의 지위가 향상돼야 한다(上農)이다. 농사짓는 사람들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것, 이들이 잘살게 되면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까지 찾아온다는 뜻)가 된다.

이러한 다산의 삼농주의 농업정책은 농업현장뿐만이 아니라 형식적 교육과의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경기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경기삼농대학은다산의 중농주의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작지만 강한 농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평생농업교육이다. 이 대학은 신규농업과, 농업전문강사양성과, G-농산물리더과, 병해충전문가양성과, 향토음식소믈리에과, 농업인창업지원과 등 6개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을 쌓고 있다.

특히 2022년 현재 한국의 농어촌은 인구감소로 인한 고령화, 지역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다. 과연 이를 극복할 대안은 없는 걸까? 정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이 전개되고 있다. 대선철과 겹치면서 다양한 방안들이 공약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연천군 청산면을 대상으로 3월부터 매달 1인당 150,000씩 농어촌 기본소득이라는 명목하에 지역화폐를 지급하여 5년 후 어떤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한 실험이 실시된다. 이 실험이 기대되는 것은 과연 농어촌기본소득이 지역소멸과 농촌과 도시의 소득격차, 지역균형발전의 가능성이 엿보이는가이다. 무척 기대된다.

농어촌기본소득 실험과 함께 실천적 측면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농업진흥정책과 소득지원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지역특화산업의 개발, 문화관광상품 개발, 스마트 팜, 6차 산업화를 통한 농업 경쟁력 강화, 귀농귀촌 촉진을 통한 인구 유입 등의 정책이 체계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과거 베이비붐 시기 태어난 400만여명이 수도권을 비롯한 도시에 살고 있다. 이들은 상당 수 귀향을 꿈꾸고 있다. 이들이 귀향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와 지자체는 마련해 주어야 한다.

통계자료를 보면, ‘2020년 귀농·귀촌 인구가 494569명인데, 그중 귀농자는 3.5%밖에 안 된다. 거의 귀촌자임에도 정책은 귀농 지원에만 집중돼 있다.’ 지역 균형발전과 인구의 재배치라는 관점에서 귀촌자에 대한 세제 감면 등 과감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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