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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사는 방법은?

#신뢰(信賴)

by 보린재 2022. 3. 24.

신뢰가 뭐길래?

신뢰(信賴)의 사전적 의미는 굳게 믿고 의지함이다. 신뢰의 반대어는 불신(不信)인데 사전적 의미는, 믿지 않음, 믿을 수 없음을 말한다. 오늘 신뢰를 논하는 것은 오롯이 지도자의 자질을 논하기 위함이다.

 

지도자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언행일치(言行一致). 언행일치의 표본으로 간디(Mahatma Gandhi)를 그 예로 들고자 한다.

 

어느 날 한 여인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간디가 있는 명상센터인 아쉬람을 찾아왔다. 여인 왈 이 아이는 설탕이 몸에 좋지 않다고 말을 해도 계속 먹는답니다.”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므로 당신 말은 들을 겁니다. ‘제발 부탁인데 아이에게 설탕을 먹지 말라고 얘기해 주세요.’

 

이 때 간디는 무슨 말을 했을까요? 간디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아이 어머니에게 보름 뒤에 다시 오라고 얘기를 했다. 보름 후 그 여인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오자 간디는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타이르기를 설탕이 몸에 좋지 않으니 그만 먹어라고 말했다. 간디의 말을 들은 그 아이는 설탕을 끊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엄마는 간디가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이 때 그 아이의 어머니는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왜 그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왜 보름 뒤에 오라고 하신 거죠?’라고 질문하자 간디 왈 나 자신도 실은 설탕을 좋아했는데 당신 아들을 도와주려면 나 자신부터 나쁜 습관을 고친 후에야 도울 수 있었기 때문에 내 자신이 먼저 설탕을 끊는 기간을 보름으로 잡은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간디처럼 ()’()’의 일치야말로 요즘 지도자에게 필요한 제1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즘 윤석열 당선자가 후보시절과 당선 이후의 행동의 불일치가 많은 뒷얘기를 남기고 있는 것을 보면 대통령이나 그 꿈을 꾸는 사람들, 국회의원들의 말 바꾸기는 한 두 번이 아닐진대 두고두고 자신에게 족쇄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약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약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가 뱉은 말을 지키는 것이다. 즉 일구이언(一口二言)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예를 든 간디도 역시 일구이언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간디의 아내인 카스트루바이가 폐에 염증이 생겨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을 받았다. 이때 영국인 의사는 항생제를 주사하면 치유가 가능하다고 설득했지만 그는 영국인 의사의 진료를 믿을 수가 없다며 거절하였다아내가 죽고 며칠 뒤 그는 학질을 앓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그는 영국인 의사에게 진료를 부탁했다.

 

약속특히 한 국가의 대통령이 전 국민은 물론 동맹국에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어긴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그 국가는 물론이고 동맹들은 실망감을 떠나 힘이 대등하다면 그 국가와 결투(전쟁)’를 선포하지 않을까? 하지만 만약 그 상대가 세계 최강의 경찰국가라면 상황은 전혀 다를 것이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1968년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닉슨은 괌에서 닉슨독트린을 발표한다. 그 독트린의 핵심은 약소우방국이 자주국방태세를 갖추도록 경제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대신 해외주둔 미군을 감축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동아시아에 적용하면, 아시아인의 문제는 아시아인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공산주의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들은 더 이상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이유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하지 않겠다는 존슨 대통령의 약속이었다. 물론 전쟁특수가 나중에 참전의 주된 이유로 변질되었지만 말이다. 닉슨 독트린에 의해 베트남 주둔 미군이 철수하게 된다. 이때 내세웠던 것이 베트남화이다. 베트남화란 미군이 하고 있었던 역할을 베트남 사람들이 직접 담당하게 한다는 것이다. 마치 이것은 1947년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준비하면서 내놓았던 한국화(Koreanization)’와 같은 의미이다.

 

닉슨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때 미군의 명예로운 철수를 주장하였다. 이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려면 베트남과 인접국에 대한 공격은 삼가야 했었다. 하지만 닉슨은 닉슨독트린을 발표하기 이전인 19683월 비밀리에 북베트남과 캄보디아를 19697월 라오스 공격을 시작했다. 명분은 호찌민 루트를 봉쇄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 군사공격은 소득도 없었지만 미국의 국민들은 물론 인접 국가들에게 미국의 신뢰를 저버리는 군사공격이었다. 결국 1973년 평화협정이 맺어진다. 그리고 모든 외국 군대는 베트남에서 철수했다.

 

우리나라는 어떠했는가? 베트남전쟁에 미군 다음으로 많은 전투부대를 파견했다. 자국의 안보를 스스로 지키지 못해 미군에게 안보를 의존했던 나라가 자유 우방을 지원한다는 명분하에 최대 5만여명이 넘는 자국군대를 파견했다. 그 기간에 한국은 안보위기를 경험한다. 대표적 사건이 청와대 침투사건, 북한의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예비군 설치, 주민등록제도의 실시, 학교에서의 군사훈련 실시 등이 대표적이다.

 

닉슨독트린의 발표는 아시아에서는 재앙이 발생했다. 197111월 타이에서는 친위 군부쿠데타가 발생해 성공했고, 19729월 필리핀에서 계엄령이 선포되어 헌법 정치, 의회해산, 언론 활동 정지등이 연달았다. 한국은 1972년 유신이 선포됐다. 이들 세 나라가 선택한 방식은 독재체제 수립과 사회통제의 강화였다.

 

인권과 평화 그리고 자유

나는 민주주의의 신봉자이다. 이런 민주주의가 확고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투명성’, 둘째는 공정성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도 보았듯이 한국은 이런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박정희는 1975년 긴급 담화에서 부질없이 앉아서 갑론을박만 하고 시간을 허송하고 있다. 정부와 군과 또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힘을 하나로 뭉쳐 총력으로 대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국가란, 국민이 지키고 싶은 정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곧 안보. 별것 없다. 이것이 민주주의이다. 원래 민주주의란 시끄러워야 한다. 그래야 그 결과에 대한 믿음 혹은 신뢰가 생긴다.

 

역사란 지나온 일들의 기록이다. 하지만 지나온 일들 모두가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일들 중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일들이 역사가 된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일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즉 시대적 상황이 요구하는 바가 의미 있을 때 이것이 역사관이 되는 것이고 가치관이 된다. 역사관과 가치관은 그 시대를 표상하는 상징이 된다. 일례로 조선시대의 유학자들은 단군조선이 아닌 기자조선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기자조선을 언급하지 않는다. 조선시대와 21세기의 시대정신이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와 기억의 차이는 무엇인가? 역사는 객관성이 뒷받침되었을 때 타당성을 인정받는다. 역사를 주관적으로 기술하거나 왜곡한다면 그것은 역사가 아닌 야사(野史)일 뿐이다. 또한 의미있는 것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역사학자의 주관성이 개입되지만 선택한 이후에는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에 반해 기억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관적이다. 객관적이냐 주관적이냐 와는 별개로 역사는 한 개인이나 사회는 집단적으로 특정한 기억을 갖게 된다.

 

역사도 기억도 그래서 두려워해야 한다. 흔히 우리는 역사가 사회를 움직인다고 얘기를 한다. 하지만 나는 역사가 아닌 기억이 사회를 움직인다고 믿는 편이다. 다시 말하면 기억이 곧 역사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선택적으로 역사를 기억한다. 그 결과 1980년의 광주민주화 운동도 1987년의 민주화 운동도 사람들은 선택적 기억에 의해 해석한다. 따라서 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들이 역사라고 믿는 기억이다.

 

20c말부터 현재까지의 시대정신을 나는 인권과 평화 그리고 자유라 본다. 이제부터는 이 세 가지의 시대정신에 의해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해석되어야 된다고 본다. 만약 세 가지의 시대정신과 충돌하는 가치가 있다면 과감히 배척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라는 것도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과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생활정치가 되어야 한다. 정치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직업정치가 더 이상 한국에서 정치의 지배적 담론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디스토피아(dystopia)를 극복하자

디스토피아란, 억압과 통제로 인해 모들 사람이 불행한 세상을 일컫는다. 그 반대는 유토피아이다. 유토피아는 안정된 질서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세상이다. 이와 반대되는 단어이니 디스토피아를 역 유토피아(Anti-Utopia)’라고도 부른다.

 

디스토피아는 주로 소설, 영화 등에서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주로 등장한다. 이 디스토피아를 표방하는 작품들은 주로 전체주의, 불평등한 사회계급, 환경파괴로 인한 재앙, 비인간화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들을 극대화시켜 현실 세계를 냉철하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즉 대부분의 사람이 불행해질 미래를 상정하여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가 디스토피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윤석열 당선자의 사법개혁의 공약 중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폐지’, ‘검찰 예산편성권 부여’, ‘검찰 직접 수사 확대등이다. 이를 반대한 법무부장관에 대한 격앙된 반응이 인수위에서 나왔다. 이들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것과 배치된다고 국민들은 바라보는 것 같다. 당선자측이 무어라 설명하든 이들 세 가지는 국민들의 바람과 배치된다.

 

또 한편으론 2030세대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단어가 떠돈다. 토사구팽이란,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 없게 되어 주인이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버리는 경우를 이르는 이다. 특히 윤석열 당선자의 용산시대구상에 접하면서 청와대와 정치권, 당선자측이 과도하게 집중하는 모습에 대한 2030세대의 반발이며, 대선과정에서 청년 관련 공약을 연이어 내놓은 당선인이 당선 후엔 청년정책을 신경 쓰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비롯된다. 지금 대한민국이 산적해 있는 문제 즉 민생문제와 일자리 문제등의 해결을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이해해본다.

 

신뢰회복에 집중하길...

신뢰믿음은 말로 한다고 해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이미 대한민국은 생활정치시대에 돌입했다. 어제 지방의회 선거에 예비후보로 출마한 사람과 통화를 했다. 도대체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코로나라는 변수에다가 이번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지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이다.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자신의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물론 윤 당선인이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발언은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단순히 청와대가 대통령 집무실이기 이전에 국가안보의 첨병역할을 하는 곳이다. 돌려주는 것이 12년 늦는다고 해서 약속불이행이라 질타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국가안보를 생각하면서 이전 준비를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위기상황이라는 것은 국민들 모두 동의할 것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있다. 산불로 인해 터전을 잃은 사람들에게 당장 의식주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해야 하고,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역시 시급한 사안이다. 연일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해서 한반도 위기가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국민들의 우려도 해결해야 한다. 작금의 상황이 신구권력간 불통으로 인한 투쟁양상이 아닌 화합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산적한 문제들 중 무엇이 우선순위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청와대 이전이 이들 문제를 오롯이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현재 살아있는 대통령 중에서 퇴임할 문재인 대통령만이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는단다.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에 공수처, 당선인 검찰총장 직권 남용의혹 2건 추가입건이라는 기사제목을 클릭해 읽어보았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역대 대통령들은 직간접적으로 퇴임 이후 불행한 일을 겪었다. 지금의 문대통령이라고 예외일 것 같지는 않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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