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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사는 방법은?

#'~답다'의 현재적 의미

by 보린재 2022. 2. 23.

‘~답다의 사전적 의미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나서 뜨거운 커피가 목으로 타고 흘러내리는데 뜨겁다기 보다 짜릿한 느낌이다. 이 때 문득 ‘~답다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별스럽다 생각하다 얼른 노트북을 켜고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니 첫째, “일부 명사나 명사구또는 어근의 뒤에 붙어, ‘그것이 지니는 성질이나 특성이 있다 뜻을 더하여 형용사(꽃답다, 아름답다) 만드는 이라는 해설이 붙어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 밑의 해설을 보니 둘째, “일부 명사나 명사구 뒤에 붙어, ‘그것의 긍정적인 속성을 충분히 지니다 뜻을 더하여 형용사를 만드는 이란 설명의 해설이 있다. 예컨대, ‘어른답다’, ‘학생답다’, ‘선생님답다’, ‘나답다의 사례가 덧붙여 있었다.

 

세 번째 해설을 보니 일부 명사나 명사구 뒤에 붙어, ‘~다운 꼴로 쓰여, ‘그것의 전형적인 속성을 지니다 뜻을 더하여 형용사를 만드는 이란다. 일례로, ‘그녀는 오랜만에 책다운 책을 읽었다.’, ‘한동안 나는 춤다운 춤을 춰 본적이 없다.’, ‘그는 참으로 사람다운 사람이라 할 수 있다.’라는 의미의 사례가 덧붙여져 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 한국말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영어처럼 단순한 의미를 담아 의미가 명확히 전달되면 안 될까?. 이런 어리석은 생각 속에 잠겨 있다가 두 번째와 세 번째 의미를 가지고 이 글을 작성하기로 마음먹었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논어 안연 편에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는 문장이 있다. 이는 제공경이 공자에게 정사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해석해 보면,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행동해야 한다라는 뜻이다. 이에 제공경은 진실로 만일 임금이 임금 노릇을 못하며, 신하가 신하 노릇을 못하며, 아버지가 아버지 노릇을 못하며, 자식이 자식 노릇을 못한다면, 비록 곡식이 있은들 우리들이 그것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이를 환언하자면 임금은 임금답게 나라를 편안히 하고, 신하는 신하답게 올바른 정책을 내놓으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모범을 보이고, 아들은 아들로서 책임을 다한다면 나라가 어찌 안정되지 않겠는가. 문신(文臣)이 돈을 탐하지 않고, 무신(武臣)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나라가 태평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정치가는 정치가답게, 기업가는 기업가답게, 학자는 학자답게, 학생은 학생답게!’라는 의미로 치환할 수 있을 것이고, 각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맡은 바 책무를 다해야만 제대로 된 국가, 사회, 가정의 모습을 갖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답다인 듯하다. 임금이 임금답기 위해서는 임금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와 책무를 다해야 한다. 부모, 스승, 자식 역시 그들의 지위에서 지켜내야 할 임무와 도리를 완수해야만 “~다울 수있다. 지금 우리는 “~다울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왕복 1363키로미터를 달려 투표하러 간다.

오늘 아침 인터넷 오마이 뉴스 기사를 보다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해 왕복 1363킬로미터를 운전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미국 이주노동자인 탓에 필라델피아 총영사관 출장소에서 투표를 해야 합니다. 꽤 먼 거리지만, 그나마 제가 사는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입니다.” 내용에 눈이 한참동안 머물렀다. 이 거리라면 부산을 두 번 왕복할 거리인데,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이 거리를 운전하고 간다니한참동안이나 눈을 움직일 수 없었다.

 

왜 그러해야 했을까?’를 생각하다 정신을 차려 다음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이 주인공은 작년 여름 3개월을 한국에서 보내면서 체험한 얘기 중 두달 반 동안 경험했던 나만의 맛집 찾기 기행’, 코로나 방역 준수하느라 각자가 지쳐 있었지만 서로 웃어주는 모습에 감동받은 듯하다. 그러다 커피숍에서 느낀 점을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그 어느 세대보다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그토록 열심히 준비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합당한 기회와 보상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뿐인가요. 어렵게 직업을 찾는다 해도, 청년들은 불안정하고 위험한 자리로 내몰리곤 합니다.”

 

맞다. 지금까지 우리 입에서 수없이 청년문제를 얘기했지만, 정작 중요한 시점에서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아니 의도적으로 잊어버리려 했는지도 모를 청년 얘기가 나오는 순간 아차싶었다. 96년 겨울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외치고 행진을 할 때, 항상 옆에는 젊은 청년들이 있었다. 옆 청년이 우연히 제 신발을 밟았을 때 죄송하다고 하던 그 모습,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괜찮다고 해도 연신 죄송해하는 그 따뜻한 마음이 번뜩 머리를 스쳐간다. 유사 이래 자식 세대가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 당장 내일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대, 연애도 결혼도 포기해야 하는 세대, 내집 마련은 언강생심 꿈도 꾸지 못하는 세대, 효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마음으로만 효도해야 하는 세대들이다. 이들이 여당에 등을 돌린다. 단지 이들의 부정적인 정서에 기대거나 호소해서는 안 될 것이고, 그들이 호소하고 있는 마음의 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를....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기회의 평등이다.

 

증오의 정치덕의 정치

요즘 청년세대들에겐 끝이 보이지 않는 좌절의 나날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분노의 대상을 찾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말초적인 본능일 것이다. 나 역시 한때 그러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분노가 방향을 잃을 때는 해법은커녕 손쉬운 해결방법도 놓치기 쉽다는 것이다. 대선철에 정치권은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에 대해 해결책은커녕 귀 기울이는 듯 하면서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뜨거운 가슴을 가진, 촛불을 들었던 정신으로 연대하는 것뿐이란 생각이 든다. 이제 하나로 뭉쳐 이들에게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다시 기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한층 더 우려스러운 점은, 현실 속에서는 일상적으로 발견하는 정중함, 감사, 배려를 인터넷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게시판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장이었는데, 이들은 학교로 나뉘고, 직업으로 나뉘고, 남녀로 나뉘어 상대에게 좀 더 고통을 줄 언어를 찾기에 여념이 없는 듯했습니다. 가족구조의 변화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서 혼자 보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혐오의 언어가 사용자들의 사회적 인식과 판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맞다. ‘증오의 정치는 또 다른 증오를 부를 뿐이다. 흔히 우리는 민주주의하면 미국을 떠올린다. 그렇다고 미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전 세계의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사는 다민족 국가이다. 이들이 행하는 정치는 통합의 정치라기보다 분열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가장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보여준 증오의 정치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를 들 수 있다. 트럼프는 백인과 소수민족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언어를 사용하여 백인남성 노동자들의 분노를 증폭시켰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인터넷과 보수언론, 소셜미디어 등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제상황이 좋아졌는가? 아니다. 아니다. 경제는 더 악화되었고, 트럼프는 단임으로 끝났고, 바이든이 당선됐지만 미국의 인종차별과 소수민족에 대한 혐오는 극에 달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들에 대한 협박과 폭력 더 나아가 여러 소수 인종이 백주대낮에 폭행을 당하고, 얼마 전에는 한인여성이 길거리에서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의 브렉시트역시 미국의 상황과 똑 같다. 유럽국가연합에 불만이 팽배해 있던 영국과 시민들은 값싼 외국인 노동자들이 영국으로 물밀 듯 밀려와 영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영국 국가의료보험 기금을 축내고 있다는 주장이 득세했죠. 지금의 한국 상황과 같습니다. 이들 외국 노동자들은 의료보험료는 많이 내면서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 혜택은 제대로 누리지 못해 오히려 의료보험 재정을 늘려주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들이 일하는 분야는 대부분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분야에서 일을 한다. 어제 저녁 뉴스에 인도출신 외국인 노동자에 머무르던 컨테이너 숙소에서 불이나 사망했다는 보도를 봤다. 이것이 현실이다.

 

논어 위정편에 子曰(자왈)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 而衆星共之(위정이덕, 비여북신, 거기소, 이중성공지.).”....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으로 정치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에 뭇별들이 그를 향해 받드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이를 의역하자면, 정치를 하는 지도자가 덕으로 백성을 인도하면 누가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런 관점에서 공자는 덕치(德治), 예치(禮治), 문치(文治)를 실현하는 것을 정치의 이상으로 생각했다. 이런 관점에서 공자는 “‘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 민가, 사유지, 불가, 사지지.)’라 했다. ‘백성이 능력이 있으면 거기에 알맞은 일을 시키고, 능력이 없다면 교육을 시켜 알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이게 덕의 정치이다.

 

분노의 승화리더의 자격

승화는 정신분석학상의 용어로, ‘정신역량의 전환을 의미한다. 즉 억압당한 욕구가 사회적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목적으로 향하도록 노력함으로써 욕구를 충족하는 방어기제이다.

 

한국인들처럼 위기에 직면했을 때 단결된 모습을 보여준 사례는 거의 없다. IMF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COVID-19위기만 보더라도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 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나 역시 집에 와서 마스크를 벗어면서 숨을 크게 들이켠다. 그러면서 빨리 마스크 벗을 날이 오기를이라는 속엣말을 자주한다. 심지어 혼자서 운전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쓰는 운전자가 종종 있다. 위기에 강한 민족이 우리 민족이다. 가끔 커피숍에 간다. 주문하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10분 이내이다. 눈을 마주칠 시간은 거의 10초 이내이다. 커피를 주문하는 와 주문받는 계산원과는 거의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관계에서도 정과 유대감은 생기는가? 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일주일 넘어 간 커피숍 계산원이 또 오셧네요?라고 인사한다. 의례 인사치레라고 생각했는데, 저번에 주문한 커피로 드릴까요?라고 한다. 나는 호기심에 라고 대답하고 커피를 받아 마셔본 첫 느낌은 일주일전과 똑같았다. 깜짝 놀랐다. 뒤돌아서 그 계산원을 보았더니....씽긋 미소로 답한다. 고마울 따름이다.

 

인간사회에서 분노는 때론 필요하다. 5년 전 우리는 차가운 칼바람 속에서 얼굴을 꽁꽁 동여매고 촛불을 들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이것이 성공하면 우리의 미래는 현재보다 분명 더 나을 것이고, 살만한 믿고 의지할만한 세상, 국가다운 국가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 ‘희망이 있었다. 만약 이런 꿈과 희망이 없었다면 그 추위속에서 아마도 촛불을 커지고 말았을 것이다.

 

2022223일 현재 우리나라 대선은 양 강 후보 간 초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럴 때 일수록 시민들의 한 표, 한 표가 소중하다. 그 한 표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촛불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해서 분노의 투표를 행한다면 5년 뒤 우리는 또 다시 마음의 촛불을 들어야 할 것이다.

 

2022310일 해는 뜰 것이다. 아마도 오늘 아침과 같은 해일 것이다. 하지만 떠오르는 해살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사뭇 다를 것이다. 미래로의 도약이냐 과거로의 퇴행이냐, 평화냐 전쟁이냐, 민생이냐 정치보복이냐를 결정해주는 의미의 태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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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다의_현재적의미

#민주주의_최후의_보루는_깨어있는_시민의_조직된_힘입니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왕복1363키로미터를 달려 투표하러 간다

#분노의승화

#리더의자격

#촛불

#촛불정신

#청년_청년의미래

#보린재의 명상

#뜨거운커피한잔의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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