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의 사진 찍기?

#사라지면 그리울 것들...좁은 골목길, 담벼락 등 - 5

보린재 2022. 3. 16. 17:59

주변 집들이 전부 빨간벽돌로, 지층 포함 2층으로 개축할때도 그대로 남아 있던 집과 담이다. 이다. 자두와 감나무가 있어 길 가다 인사하면 운동갔다 오느냐고 안부를 묻던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며느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었다. 얼마 있지 않으면 사진으로만 남아 있을 것이다.
몇년 지나면 아마도 까마득하게 잊혀질 것이다. 현대문명에 갇혀 지내다보면 그렇게 되겠지. 여기저기 도로를 파고 수도와 도시가스 배관을 절단한 흔적이 남아 있다. 사람의 온기가 없으니 대문도 벌써 망가지고 그 사이를 고양이들만이 오고간다.
좁은 골목에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기다렸다가 지나간 다음 서서히 출발했던 골목길이다. 이 골목끝에 외국인들은 위한 '피난처'란 조그만 교회가 있어 주말이면 북적이던 골목길이기도 하다. 양쪽 집은 이 동네가 조성될 당시 처음부터 지금까지 기본틀이 유지되었다고 하니 70년이 넘었겠다.
처음에는 의상실이었다가 옷 수선을 겸하던 집이다. 아랫 골목이 조성되기 전 손님들이 넘쳐났다는 얘길 들었다. 사진 끝 1층 기와집에 조그만 대추나무가 있었는데 대추가 익었을때 맛보라고 건네주던 정겨운 할머니는 아마도 돌아가셨을 것이다.
20여년 쯤일 것이다. 집앞에 잔뜩 돌들이 있어 뭐하실 거냐고 물었더니 담벼락을 돌로 삥 둘어 쌓을 것이라고 얘기하던 주인 아저씨가 이사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다. 내부도 수리하고 나무도 심고 지하 주차장도 새롭게 잘 정비했던 집이다. 어디로 이사갔는지 모르겠다.
이명박 시장 시절 뉴타운으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하는 집이다. 특히 여름이면 큰 감나무 아래 서 있으면 햇볕을 가려주어 자꾸 위를 쳐다보기도 했었다. 담 외벽에 여러 종류의 꽃나무를 심어 놓아 담벼락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울창했었는데....
후배가 오른쪽 전봇대 골목을 돌아 바로 첫집에 자취를 하고 있어서 자주 거닐던 골목이다. 그때는 비포장이어서 비올때는 진흙탕이 되기도 했었다.
이곳은 워낙 주차공간이 없어 주차하기가 힘들었다. 오른쪽 집은 담을 허물고 조그만 공간에 주차장을 만들었었다. 워낙 좁아 소형차 정도만 주차가 가능했다. 고도의 주차기술을 발휘해야만 주차가 가능했다.
이 좁은 골목에도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지만 여의도에서 불꽃축제가 열리면 가장 전망좋은 골목중에 한 곳이다. 멀리 63빌딩이 보인다. 
이곳 동네는 유난히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한 곳이다. 지금이야 차량들이 오토로 바뀌었지만 10여년 전만에도 수동차량이 많아 오르막길에서 운전미숙으로 자꾸 시동이 꺼지기도 했다. 당황한 운전자는 차가 뒤로 밀리기도 했고, 담벼락에 범퍼를 부딪치기도 했다. 추억의 오르막 내리막 길이다.
도로가 엉망이다. 이곳 저곳 땜질하고 파이고 그나마 버려진 쓰레기는 청소업체에서 치웠나보다. 
계단을 올라 양쪽으로 나뉘어진다. 지금은 황량하지만 담쟁이 넝쿨이 무성해지면 그 나름의 멋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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