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의 사진 찍기?

#왕벚꽃...사라지면 그리울것들 -2

보린재 2022. 2. 12. 10:20

2021년 4월 15일 찍은 왕벚꽃 나무. 어제 운동하러 나가는데 굴착기가 골목에서 땅을 파고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각 집으로 들어가는 수도를 차단하는 공사란다. 그래야 철거작업이 용이하다고 얘길한다. 그래서 기록해야 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뒤져보니 왕벚꽃을 발견했다.
탐스럽게 찍힌 왕벚꽃....보는 각도와 찍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르게 보인다. 아마 운동하고 오는 길에 찍었을 것인데, 밤이라서 그 화려함이 낮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탐스럽고 여전히 화려하다.
8개월된 손녀를 유머차에 태워 왕벚꽃 사진을 찍으러 갔다. 옻 색상도 가급적이면 벚꽃과 맞췄다. 아내는 밑에서 손녀를 들어올리고 나는 찍었다. 마스크는 최대한 비슷한 걸로 맞췄더니 제법 잘 나왔다. 사진을 찍는 할아버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손녀. 지금도 할아버지 껌딱지다.
담벼락에 앉혔더니 얼굴을 찡그리다 어느새 다시 할아버지를 발견하고서 환한 표정을 짓는다. 웃는 모습을 찍는데는 실패하고 그냥 찍기로 했다.
모델이 협조를 잘한다. 위를 쳐다보랬더니 그 시늉을 한다. 손을 뻗다 실패. 말도 잘 듣는다. 
나와 아내의 위치 변경, 벚꽃나무 가까이 들어 올려 벚꽃을 잡으라고 했더니 망설이는 듯 하다. 팔이 아파 빨리 찍고 쉬었다.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눈동자의 초점이 자꾸 할머니에게로 향한다. 이론상으로는 아직 두려움을 느낄 시점이 아닌데....
드뎌 성공....한 참후 몇번의 시도끝에 드뎌 성공했다. 초등학교 시절 학생들이 잘못해 복도에서 책상의자를 들고 선 느낌이 문득 들었다. 이제 눈도 벚꽃에 꽃혔다.
성공 후 언뜻보니 벚꽃잎이 손에 잡혔나 싶어 보니 아니다. 손녀와 늦은 오후의 일상을 즐겁게 보내니 행복하다. 이때만 해도 강의가 끝나면 곧바로 집엘 갔었다. 처음엔 아내도 반기더니 몇 달 지나니 반기는 모양새가 아니다. 그래도 어찌하리....손녀가 예쁜 걸....
이 곳을 경계로 하여 재개발이 이루어진다. 이 꽃도 공사가 시작되면 수난을 당하겠지만....그래도 올해 꽃을 다시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왕벚꽃

#원산지_대한민국

#손녀와즐거운한때

#사라지면_그리울것들_2

#재개발이시작되려나보다

#굴착기소음

#보린재의명상

#뜨거운커피한잔의여유

#커피가식었다_그래도마신다.